<앵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정유사의 수익성과 연결되는 정제마진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인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정유사의 가동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산업부 최민정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정유사에 정제마진 상승 효과는 언제 나타나는 겁니까?
<기자>
빠르면 1분기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게 증권사들의 평가입니다.
정제마진은 원료비와 수송·운영비를 제외하고 남는 이익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데요.
보통 업계에서는 정제마진 5달러 정도를 순익분기점으로 봅니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정제마진도 33달러 수준까지 올랐는데요.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지난 2022년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원유를 사들였을 때보다 더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건데요.
실제로 2022년 정제마진 상승으로, 국내 정유사들은 합산 14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바 있습니다.
iM증권은 "유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재고평가이익까지 반영돼, 1분기 정유사들이 예상치를 크게 넘는 호실적을 누리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유가 급등 배경에 전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예전과 다른 점인데, 사태가 길어지면 결국 정유사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구요?
<기자>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원유 조달 압박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를 "이례적"이라고 평가합니다.
현재 정유사들은 1~2개월의 재고를 확보한 상태인데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원유 확보가 막히면 공장 가동률을 낮출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정유사의 평균 가동률이 80~90%였는데요.
당장 4월분 원유 확보가 시급한 상황으로, 일부 정유사는 공장 가동률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인 상황입니다.
여기에 정부가 휘발유의 가격 상한을 설정하는 '기름값 최고가격 지정제' 시행까지 논의하고 있어, 정유사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습니다.
원가가 올라가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며 이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비싸져 수요까지 줄어들면, 생산비만 늘어나 정제마진이 다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앵커>
중동 원유 확보가 관건일 텐데요. 정유사들의 대응은 어떤가요?
<기자>
현재 국내 정유 4사(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는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각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제 원유 시장 동향과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브라질 등 중동 외 지역을 검토하고 있고, 대체항로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실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중단돼, 국내 정유사에 원유를 공급할 원유 운반선 7척이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대기하는 상황입니다.
대체 조달처로 거론되는 건 중동보다 거리가 더 먼 미국산과 베네수엘라산인데요.
이 경우 운송 거리 증가에 따른 운임과 보험료가 오르고, 원유 품질 차이로 정제 수율도 달라져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 비축유를 방출해도, 정유사가 상업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만큼, 사태가 길어지면 정유사 실적에도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