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분수령’에 다가서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이란 사태 장기화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면서 원화 약세가 한층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란 간 군사 충돌이 길어지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가 90달러대로 급등했다”며 “사태가 더 악화될 경우 유가 100달러, 나아가 고유가 장기화 국면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유가가 현실화되면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쏠리며 강달러가 심화되고, 이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대응 여력이 ‘1,500원 방어선’의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박 연구원은 “1,500원 진입을 막기 위한 외환시장 안정 조치 가능성이 큰 만큼, 해당 레벨에서는 개입 기대와 투기적 베팅이 뒤섞인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번 주가 이란 사태와 유가, 환율 흐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현재 달러·원 환율은 1,480원 안팎에서 상단을 테스트하는 구간”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국내 증시 약세, 역외의 원화 약세 베팅이 겹치며 상승 압력이 우위”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 2년간 1,480원대에서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가 강하게 유입됐고, 당국의 미세조정 경계도 커진 만큼 단기적으로는 1,480원 초·중반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달러화 지수가 99포인트 안팎에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원·달러 역시 1,400원 중후반에서 하방이 단단한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쟁이 국지전 수준에서 관리된다면 추가 레벨업보다는 현 수준에서 강보합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