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서울에서 새로 입주한 아파트 단지의 월세 계약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단지에서는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직방과 연합뉴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에서 입주한 새 아파트 4개 단지의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계약 비중은 평균 60%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 45.8%보다 14%P 이상 높은 수준이다. 갱신 계약을 제외한 신규 계약의 월세 비중이 50%인 점을 고려해도 약 10%P 높은 수치다.
이처럼 새 입주 단지에서 월세 비중이 높아진 배경으로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에 따른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가 꼽힌다. 특히 '6·27 대출 규제'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금지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입주 아파트의 경우 분양 계약자가 건설사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기 전 임대를 놓고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으로 분양 잔금을 마련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 때문에 입주 초기에는 전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조건부 전세대출이 막히면서 세입자가 전세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졌고, 부족한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계약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규제 이전인 2024년 하반기에 입주한 서울 지역 4개 단지의 임대차 계약을 보면 입주 초기 전월세 거래 가운데 전세 비중이 73%에 달했고 월세는 27%에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비중이 평균 43%, 신규 계약 기준으로는 4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입주 단지의 월세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이다.
반면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인 지난해 11월 입주가 시작된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는 월세 계약 비중이 69%까지 높아졌다.
또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3,307가구)의 경우 규제 시행 전에는 전월세 계약 가운데 월세 비중이 39% 수준이었지만 규제 이후에는 입주 지정 기간인 8월 말까지 43%, 이후 같은 해 말까지는 60%로 상승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에서도 월세 비중이 절반에 이를 정도로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전셋값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