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의결권, 민간 운용사에 넘긴다

입력 2026-03-05 18:23
<앵커>

정부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일부 민간 운용사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민간에서의 주주 활동을 활성화해 밸류업과 증시 부양을 꾀하겠다는 건데요.

세종 주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봅니다. 전민정 기자,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위탁운용 방식,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는 겁니까?

<기자>

네, 오늘 오후에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선 국민연금 위탁운용사의 수탁자 책임 활동 활성화 방안이 보고됐는데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위탁운용 방식을 기존 투자 일임에서 단독 펀드 출자 방식으로 바꿔서 운영하는 게 골자입니다.

국민연금의 전체 국내주식 운용 규모는 260조원 정도로, 이 중 절반인 130조원 가량을 위탁운용사가 굴리고 있는데요.

국민연금은 일임 형태로 운용사에 자금을 맡기기 때문에 주식을 운용사가 사들였다 하더라도 의결권은 출자자인 국민연금이 행사해 왔고요.

운용사가 일부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더라도 국민연금을 대신해 대리 행사하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펀드 출자 형태로 운용 방식이 바뀌게 되면 각각의 위탁운용사가 포트폴리오 기업의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게 됩니다.

다만 정부는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수탁자 책임활동 여건 등을 감안해 위탁운용 방식 중 책임투자형에만 일부 역량 있는 운용사를 대상으로 이 방안을 시범 추진할 계획이고요.

평가를 거쳐 향후 추진 방향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정부가 민간운용사에 국민연금 국내주식의 의결권을 넘기려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그동안 국민연금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통해 주주 활동을 해 왔는데요.

그런데 13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의결권 행사 주체가 운용사로 바뀌게 되면 주식시장에서 민간 주도의 주주 활동이 활발해지게 됩니다.

이에 따라 주주 환원 요구와 같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가능해질테고요. 이는 수익률 개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기업가치 제고, 즉 밸류업으로 이어질 수 있고 나아가선 증시 부양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가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인데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정은경 / 보건복지부 장관 : 국민연금 국내 주식자산의 절반을 운용하는 위탁운용사의 수탁자책임 활동 강화를 통해 자본시장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국민의 노후자금인 기금의 수익을 제고하기 위해 국내 주식 위탁운용의 수탁자 책임활동 활성화 방안도 보고 받고 논의하도록...]

또 그동안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할 때마다 번번이 정부가 연기금을 동원해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연금 사회주의’ 비판이 불거져왔었죠.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져 정권의 거수기 논란이 빚어진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하지만 국민연금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민간에 위임하게 되면 이러한 관치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투명성도 보다 강화될 것이란 기대입니다.

다만 국민연금이 직접 행사해온 주주권이 대폭 축소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기조와도 충돌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