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원화·채권 '동반 약세'…믿었던 금마저 '흔들'

입력 2026-03-04 17:56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사실상 '쿼드러플 약세'에 빠졌다. 주식과 원화 가치가 급락한 데 이어 채권과 금 가격까지 동반 하락하는 장세가 연출됐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 대비 698.37P(12.06%) 급락한 5,093.54로 마감했다. 불과 2거래일 전 종가(6,244.13)와 비교하면 1,200P 가까이 빠진 수준이다. 장중 한때 5,059.45까지 밀리며 5,000선 붕괴를 위협했다.

낙폭이 8%를 넘기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오전 11시 16분과 19분 서킷브레이커가 연이어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 서킷브레이커는 역대 7번째, 코스닥은 11번째다.

기관이 5,794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729억원, 2,355억원을 순매수했다.

변동성도 폭발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17.39P(27.61%) 급등한 80.37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80.85까지 치솟으며 2020년 3월 19일(71.75)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3.61% 내린 54,245.54, 대만 가권지수는 4.35% 하락한 32,828.88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0.98%, 0.53% 내렸고, 홍콩 항셍지수도 한국시간 오후 4시 15분 기준 2.52%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1원 오른 1,476.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올해 1월 20일(1,478.1원) 이후 43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1,484.2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은 지난달 27일 13.9원 상승한 데 이어 전날에도 26.4원 급등했다. 전날 야간거래에서는 한때 1,500원을 넘기도 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날 이창용 총재 주재로 중동 상황 점검 TF 회의를 열고 "현 상황은 과거와 달리 달러 유동성이 풍부하다"며 "우리나라 대외 차입 가산금리와 CDS 프리미엄도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채권시장도 약세였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3bp 오른 연 3.223%, 10년물은 3.8bp 상승한 연 3.632%에 마감했다. 5년물과 2년물 역시 각각 5.3bp, 2.8bp 오른 연 3.477%, 연 3.001%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며 유가가 급등한 점이 물가 상승 우려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금 현물(99.99_1kg)은 2.44% 하락한 1g당 24만3,11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g당 24만1,170원까지 밀렸다.

국제 금값도 급락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 산하 코멕스(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187.9달러(3.5%) 급락한 온스당 5,123.7달러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5,005달러까지 떨어졌다.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은 전날 9,700만원대까지 하락했다가 이날 새벽 반등해 1억원 근방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은 0.15% 오른 1억42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