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우려 고조...산업부, 차관급 대응본부 가동

입력 2026-03-03 18:10
'3차 실물경제 점검회의'…김정관, 필리핀서 화상 참여·주재 "이란 사태 관련 에너지·통상·공급망 영향은 제한적"


산업통상부가 이란의 주요 해상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할 가능성에 대비, 중동 상황 긴급대책반을 차관급인 대응본부로 격상해 원유·가스 수급 위기관리 체제에 즉각 돌입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3일 오후 재정경제부, 외교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관계 부처, 유관 기관과 제3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하고 자원·에너지 수급, 무역·공급망·금융 및 업종별 영향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는 최근 중동 상황 전개의 급박성을 감안해 이재명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김 장관이 현지에서 화상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산업부는 먼저 지난달 28일 산업자원안보실장을 단장으로 소관 부서와 관계기관이 참여해 꾸린 긴급대책반을 이날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동 상황 대응본부로 격상하기로 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이 본격적으로 봉쇄될 경우 유조선 등 선박의 운항 일정을 조정하는 등 대안을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국내 석유 수급의 경우 충분한 비축유가 확보돼 있어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전날 정부 합동 '중동 상황점검 긴급 관계부처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현재 원유와 석유 제품 208일분을 비축하고 있어 이번 사태 장기화에도 확실히 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김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유조선 상황, 보험·운임 등 운송 여건과 중동 외 대체선 확보와 지원방안을 점검한 뒤 업계 차원에서 중동 외 물량 도입 등을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만약 사태 장기화로 민간 원유 재고가 일정 비율 감소하는 등 수급 위기가 발생하는 경우 산업부 상황판단회의를 통해 비축유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가스 수급 역시 이미 상당량의 비축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중동 외 지역 가스 도입이 전체 가스 수입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카타르산 도입이 전면 중단되더라도 상당 기간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김 장관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동남아, 호주, 북미 등 대체 가스 공급선 확보 등 비상 대책을 미리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해상 물류 영향도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주요 컨테이너 화물 선사들은 지난 2023년 '홍해 사태' 이후 수에즈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 루트로 우회하고 있어 이번 사태의 영향이 제한적이다.

한국의 중동 지역 수출은 전체 수출의 3% 수준에 불과해 크지 않지만, 호르무즈 해협 인근 중동 7개국으로 수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1,063개 국내 기업에 대해서는 근접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물류·대체 시장 발굴과 유동성 등 지원을 선제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반도체 측정·검사기기, 브롬·헬륨 등 중동 의존도가 높은 14개 품목에 대해서는 공급망 차질이 없도록 대응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제조용 검사부품·장비는 미국으로부터 대체 수입이 가능하고, 브롬 등 일부 정밀화학제품도 국내 생산, 재고 활용, 수급 대체 등을 통해 공급망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맞춤형 대응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이용 비중이 54%로 높은 수입 나프타의 경우 업계와 협의해 나프타 수출물량의 국내 전환, 대체 공급망 지원 등 대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