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부동산 절대 안가"...SNS로 집구하는 중국 유학생

입력 2026-02-27 16:58
아무도 모르는 '외국인 전용 부동산'
서울 소재 대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두지첸(29·영상) 씨는 한국에서 방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의사소통이 큰 문제”라며 “절대 부동산에 혼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학생이 혼자 부동산을 이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 테디(20·영상) 씨도 “계약서를 영어로 작성해도 번역이 어색해 다시 중국어로 옮겨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동산 방문이 어려운 중국인 유학생 사이에서는 소셜미디어 ‘샤오홍슈’를 통해 방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집주인과 DM으로 비용을 협의한 뒤 한국에서 직접 만나 집을 확인하고 계약하는 방식이다. 기존 세입자의 가구를 그대로 넘겨받거나 가격 협상이 쉬운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 외국인 전용 부동산, 19년째 운영 중이지만 인지도는 ‘바닥’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를 돕기 위한 제도도 있지만, 인지도와 이용률 모두 낮다.

서울시에서 2008년부터 운영 중인 ‘글로벌 부동산중개사무소’는 언어별 공인중개업소를 선정해 외국인을 상대로 상담과 계약이 가능한 곳을 지정하는 제도다.

2025년 11월 허훈 서울시의회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운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의 인지도는 11%, 실제 이용률은 10%에 그쳤다.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곳은 총 246개지만, 이 중 수요가 가장 높은 중국어 상담이 가능한 곳은 18개에 그친다.

현장 반응도 회의적이다. 2016년 글로벌 중개업소로 지정된 마포구의 한 중국어 전용 중개업소 대표는 “예전에는 저 아저씨 중국말 잘 한다더라 소문이 나면서 오는 중국 학생들이 많았다”면서도 “요즘은 거의 유명무실하다. 웬만한 중국 학생들은 부동산이 아닌 커뮤니티를 통해 방을 구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중개업소로 지정돼도 실질적 혜택이 크지 않다. 선정되면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사이트에 업소의 링크가 걸리고, ‘글로벌중개업소 지정증’이 지급되고 있다. 서울시는 매년 35개 업소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난해에는 선발 경쟁률도 감소하고, 23개 업소만 지정하는 데 그쳤다.

선발 시 외국어 능력(80점)과 직업윤리·전문지식(20점)을 합산해 평가하지만, 실제 계약에 필요한 읽기와 쓰기 역량을 평가하는 데 한계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10년, 20년 동안 외국에서 자격증을 따서 말하는 건 되는데 쓰는 게 안 되시는 공인중개사가 많다”며 “부동산 계약서를 써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선정할 때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이달 10일부터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수 신고 절차가 강화되며 어려움은 커질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참여를 확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실수요자를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