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후년부터 자산 30조 이상 상장사의 ESG(지속가능성) 공시가 의무화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생산적금융 대전환 4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공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오는 2028년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부터 ESG 공시를 단계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공시 첫해에 한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국내외 종속회사는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2029년부터는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기업으로 공시 대상이 확대된다. 공시 대상의 확대 속도는 국제 동향과 준비 상황 등에 따라 추가로 논의될 전망이다.
일본이 2027년 6월부터 시가총액 3조엔 이상 프라임시장 상장기업에 대해 공시하도록 했고, 일부 국내 대기업은 2029년부터 유럽연합(EU) 역외 공시의무가 적용된다는 점 등이 공시 대상과 시기를 결정하는 데 종합적으로 고려됐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는 3년 간 적용이 면제돼 최초 공시가 2028년인 경우 2031년부터 스코프3 공시 의무가 발생한다. 자율적 공시 이행 기업에 대해서는 공시 우수법인 지정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다.
스코프1은 직접 배출, 스코프2는 에너지 소비 등 간접 배출량만 공시하도록 하는 한편, 스코프3는 기업 가치사슬 전반의 배출량을 공시해야 해 배출량 산정·추정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등 기업 부담이 적지 않아서다.
금융위는 이를 고려해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이면서 고탄소 배출 업종이 아닌 가치사슬은 공시를 면제하되, 제도가 안착돼 자본시장법상 공시로 전환된 이후 면제 범위를 재검토할 방침이다.
공시 채널은 우선 거래소 공시로 운영하고, 제도가 안착된 이후 법정 공시로 전환할 전망이다. 법정공시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공시로 위반시 과징금과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반면, 거래소 공시는 상장회사에 한해 적용되며 위반시 제재금과 벌점이 적용돼 기업 부담이 비교적 낮다.
기업들의 공시 위반 제재에 대한 우려가 높은 점을 고려해 제도 초기 단계에서는 예측 또는 추정 정보를 활용한 공시에 대해 면책을 허용하고, 제재보다는 계도를 중심으로 제도를 운영해 나가는 방안도 포함됐다.
공시 시점은 연말 결산시점인 3월 말이다. 다만 배출권 거래제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매년 5월경 배출량을 인증 중인 만큼, 정보의 신뢰성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에 한정해 반기 결산시점(8월 중순) 공시도 허용된다.
회계법인 등을 통한 제3자 인증 의무화는 도입 초기 자율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단계적 의무화 방안과 인증기관 규율 체계 마련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날 제시된 ESG 공시 로드맵에 대해 의견을 수렴해 4월 중 로드맵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후금융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 지원을 위해 현재 2024~2030년 420조원 수준인 정책금융기관의 기후금융 공급 규모를 2026~2035년 기간 총 790조원으로 확대 공급할 방침이다.
이억원 위원장은 "기후위기는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우리 국민의 삶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녹색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장 인프라로서 기업의 공시 체계를 마련하고 금융이 녹색전환의 중추적 조력자로서 탄소중립과 녹생 신산업 성장을 견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