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흥행에…'태백산 단종비각' 재조명

입력 2026-02-25 14:45


단종의 삶을 다룬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강원 태백산 자락에 자리한 '단종비각'이 주목받고 있다.

25일 태백시에 따르면 태백산 망경대 뒤편 능선에 위치한 단종비각은 조선 제6대 임금 단종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비각이다.

해발 고도가 높은 산자락에 자리한 이 곳은 오랜 세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단종과 연결된 상징적 장소로 여겨져 왔다.

현재 비각은 1955년 망경사 주지였던 박묵암 스님이 중심이 되어 건립됐다. 6·25전쟁 직후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단종을 추모하려는 뜻이 모여 세워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목조 삼칸 겹집의 팔작지붕 구조로 지어졌으며, 내부에는 '조선국태백산단종대왕지비'라 새긴 비석이 놓여 있다.

비문은 당시 월정사 조실이던 탄허 스님의 친필로 알려졌다.

단종은 어린 나이에 즉위했지만, 계유정난 이후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내주고 상왕으로 물러나 영월로 유배된 뒤 17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사육신과 금성대군의 복위 시도 역시 실패로 돌아가며 그의 삶은 조선 전기 정치사의 비극으로 남았다. 다만 1698년 숙종 대에 복위가 이뤄지면서 왕호와 묘호가 회복됐다.

태백 지역에는 단종이 태백산의 산신이 됐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영월 유배 시절 머루와 다래를 진상하던 인물이 백마를 탄 단종을 만났다는 이야기 등이 구전되며, 주민들은 음력 9월 3일 단종을 기리는 제사를 지내왔다.

단종비각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역사적 기록과 지역 전승이 함께 남아 있는 장소로 평가된다.

태백시는 이번 영화 흥행을 계기로 단종의 삶과 함께 관련 유적에 대한 관심이 더욱 확산되길 기대하고 있다.

(사진=태백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