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긴급 회의..."301조 대상 안 되게 관리"

입력 2026-02-23 17:33
수정 2026-02-23 23:25
<앵커>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판결에 대응해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15% 일괄 관세'라는 대체 카드를 꺼내들며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습니다.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미국 측과 우호적 협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세종 주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들어봅니다. 전민정 기자, 정부도 아침부터 긴급 회의를 열어 대응에 나섰다고요?

<기자>

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대책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김 장관은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무역법 122조·301조와 같은 다양한 대체 수단을 통해 관세 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이에 글로벌 통상 환경 불확실성도 한층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부의 정책 대응 기조에 대해선 이렇게 밝혔습니다. 김정관 장관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김정관 / 산업통상부 장관 : 국익 극대화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우호적인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벌써 대체 관세 부과를 위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교역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고강도 조사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김 장관은 우리나라가 무역법 301조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선 "예단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 대상이 되지 않도록 여러 통상 이슈들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또 상호관세 판결 이후에도 협상 상대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계속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고도 전했는데요.

다만 구체적인 협의 내용이나 실무단의 방미 협의 결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앵커>

상호관세는 무효로 판결이 났지만, 우리로서는 품목 관세 압박을 더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오늘 회의는 민관 합동으로 열렸는데요. 업계에선 어떤 요구가 있었나요?

<기자>

오늘 회의엔 주요 경제단체는 물론 자동차와 반도체, 철강 등 미국 관세 영향권에 있는 업종별 협회의 부회장급 인사들도 참석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선 상호관세 위헌 판결 결과와 이에 따른 업계 영향 등을 공유했고요.

미국의 추가 조치 향방에 따라 예측 불허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국익을 원칙으로 민관이 원팀이 돼 차분히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다만, 자동차 업계는 미국이 앞서 대미 투자 입법 처리 지연을 문제 삼으며 자동차 관세를 15%에서 25%로 재인상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품목 관세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이에 정부에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제정과 양국 정부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서 상호 신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이날 회의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관세 환급 절차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김정관 장관은 “아직 미국의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며 미국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서 업계에 전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앵커>

이처럼 미국이 관세를 지렛대로 투자 확대를 압박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대미 투자 절차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상호관세는 무효가 됐지만 정부는 상호관세 인상 철회를 조건으로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는 일단 큰 틀에서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 기조가 쉽게 바뀌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신중 모드를 유지하기로 한 겁니다.

당정청도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이 우리 국익에 최선이라고 보고, 여야 합의대로 다음달 9일까지 법안을 처리하기로 결론을 내렸는데요.

구윤철 부총리도 오늘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입법에 차질이 빚어지면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면서 "향후 통상 환경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