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날치기' 장난이라더니...자작극 꾸민 황당 이유

입력 2026-02-17 08:26


분당에서 벌어진 '8천500만원 돈 가방 날치기' 사건은 당초 친구의 장난으로 파악됐는데, 사실은 피해자인 상품권 대행업자가 사업장 홍보차 꾸민 자작극인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상품권 구매대행업체 업주 4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와 범행을 공모한 지인 B씨와 C씨 등 40대 2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4시께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의 한 주택가 도로에서 8천500만원이 든 가방을 날치기당한 것처럼 꾸며 허위 신고를 하는 등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이날 돈 가방을 들고 가다 오토바이를 탄 괴한에게 가방을 뺏겼다며 신고했다. 그러나 출동한 경찰에게 B씨가 나타나 "친구끼리 장난친 것"이라며 돈을 돌려줬다.

그러나 정황을 수상히 여긴 경찰이 조사한 결과 피해자인 A씨가 자기 사업장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 꾸민 일로 드러났다.

상품권 매매 업계에서는 배달 중 강도나 절도 등 사고가 발생하면 중간 관리인이 책임을 지지 않는데, 도난 사고가 나도 책임 지고 돈을 돌려줘 신뢰할 수 있는 업체라는 점을 홍보하려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지인들을 포섭해 역할을 나눈 것으로 밝혀졌다. A씨가 의뢰인의 돈을 인출해 이동하면 C씨가 오토바이를 이용해 가방을 낚아채고, 이를 받은 B씨가 나타나 "장난이었다"며 수습하기로 한 것이다.

A씨가 경찰에 신고한 이력 등을 보여주며 의뢰인에게 신뢰를 얻는 식으로 사업장을 홍보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고 후 B씨는 절도 혐의로 입건됐는데, 본인 주장대로 '불법영득의 의사'(불법적으로 타인 물건을 자기 소유와 같게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 없이 단순 장난으로 여겨졌다면 절도 혐의 성립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무혐의 또는 무죄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장난으로 보기에 피해 액수가 크고, 범행을 위해 오토바이를 빌리는 등 정황이 계획적이라는 점을 의심했다. 이에 일대 CCTV를 수색하고 통신기록을 조회하는 등 수사를 확대했다.

A씨 등은 처음에는 진술을 거부했지만 증거를 확보한 경찰이 끈질기게 추궁하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확대한 결과 이들이 공모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했다"며 "A씨에 대해선 범행을 계획한 주범임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