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내수부진 직격탄"…기보 대위변제 '사상 최대'

입력 2026-02-15 13:27
수정 2026-02-15 14:09


국내 중소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해 보증기관이 대신 상환한 금액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경기 둔화 등 여파에 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한층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기술보증기금(기보)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벤처기업 일반보증 대위변제는 1조4천258억원 순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위변제는 기업이 금융권 대출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이 대신 갚는 것을 의미한다.

기보의 대위변제 순증액은 2021년 4천904억원, 2022년 4천959억원 수준에서 2023년 9천56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어 2024년 1조1천568억원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1조31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다시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대위변제율 역시 2021년과 2022년 1.87%를 유지하다가 2023년 3.43%, 2024년 4.06%, 지난해 4.76% 등으로 3년 연속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역별로 나눠 보면, 지난해 경기 지역의 대위변제 순증액이 3천79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서울(2천997억원), 경남(1천85억원), 부산(846억원), 경북(84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대위변제율의 경우 제주가 8.46%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전북(6.48%), 울산(5.52%), 전남(5.12%) 등의 순이었다.

중소기업들이 처한 어려움은 IBK기업은행 대출 연체율 상승세로도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말 1.00%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02%)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 말에는 0.89%로 소폭 낮아졌지만, 1년 전(0.80%)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박성훈 의원은 "중소기업들이 고환율과 내수 부진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빚을 대신 갚아주거나 탕감해주는 방식에 머무르지 말고 산업 경쟁력 강화와 내수 활성화를 아우르는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