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뛰자 '직격탄'…"생산량 10∼15% 감소할 듯"

입력 2026-02-11 17:03


글로벌 메모리 가격 급등 여파로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11억3,50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연간 생산 감소 폭이 15%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부담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다. 주력 사양인 램 8GB·저장용량 256GB 기준 메모리의 올해 1분기 계약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0% 오르며 사실상 3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 부품원가(BOM)에서 차지하는 메모리 비중도 크게 뛰었다. 과거 10~15% 수준이던 메모리 비중은 현재 30~40%까지 상승했다.

트렌드포스는 "제품 구성과 지역 시장 노출도에 따라 브랜드별 영향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글로벌 스마트폰 연간 생산 감소 폭이 15%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마진 방어를 위해 다수 브랜드가 제품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렵고, 동시에 제품 포트폴리오 및 사양 조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체별로는 대응 여력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1위이자 주요 메모리 공급업체인 삼성전자는 시장 위축 속에서도 수직계열화 구조를 바탕으로 중국 브랜드 대비 생산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역시 프리미엄 모델 비중이 높아 메모리 비용 상승분을 일정 부분 흡수할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충성도 높은 고객층의 가격 수용력도 생산 안정성 유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보급형 모델 의존도가 높은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는 원가 변동성에 취약해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장 구조상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비보(vivo), 오포(OPPO), 샤오미, 아너(Honor) 등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더해 화웨이와의 경쟁 심화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해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다만 생산 감소가 단순히 메모리 가격 탓만은 아니라는 진단도 나왔다.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 생산 감소는 메모리 가격 상승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업그레이드 유인이 약화하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향후 메모리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이러한 구조 변화가 단기간에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