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총격전까지…고속도로서 현금수송차 강도극

입력 2026-02-10 16:20


이탈리아 남부 고속도로에서 영화 '이탈리안 잡'을 연상케 하는 현금 수송차 습격 사건이 발생했다. 무장 강도들이 폭발물까지 동원해 현금 수송 차량을 공격했지만, 보안 시스템 작동으로 현금 탈취에는 실패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아침 이탈리아 풀리아주 레체와 브린디시를 잇는 613번 국도에서 복면을 쓴 강도들이 현금 수송차를 폭파한 뒤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며 도주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주변 운전자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흰색 작업복을 입고 얼굴을 가린 남성 최소 6명 이상이 차량에서 내려 현금 수송차를 포위하는 장면이 담겼다. 일부는 칼라시니코프 소총으로 추정되는 총기를 들고 차량 뒤에 몸을 숨겼고, 다른 일행은 직접 수송차로 접근했다.

잠시 뒤 강력한 폭발과 함께 연기와 파편이 치솟으며 수송차의 뒷문과 지붕이 뜯겨 나갔다. 폭발 직후 강도들이 수송차 내부 물품 일부를 승용차로 옮겨 싣는 듯한 모습도 포착돼 실제 현금 탈취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탈리아 군경찰 카라비니에리의 크리스티안 마렐로 대령은 "차량에 있던 현금은 도난당하지 않았다"며 "폭발 직후 원격 제어로 작동하는 보안 시스템이 가동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현장 인근에 있던 카라비니에리 대원들이 곧바로 강도들을 추격했고, 이 과정에서 총격전도 벌어졌다. 다행히 경찰과 민간인을 포함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도주하던 강도 중 38세와 61세 남성 용의자 2명은 살인 미수 등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차량을 버린 뒤 들판을 가로질러 달아나다가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라비니에리는 이번 사건에 총 8명이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도주한 나머지 공범들을 추적하기 위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풀리아주는 이탈리아 20개 주 가운데 현금 수송차 습격 발생률이 두 번째로 높은 지역이다. 이탈리아 보안요원 노조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유사 사건으로 도난당한 귀중품 규모는 약 16억유로, 한화로는 약 2조8,000억원에 달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