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발 AI 충격으로 급락장을 연출했던 S&P500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에 다시 근접했다.
현지시간 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은 전 거래일보다 0.5%, 32.52포인트 상승한 6,964.82,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0.2포인트 오른 5만 135.87선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0.9%, 207.46포인트 뛴 2만 3,238.67로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4% 상승했다.
이날 시장 상승은 AI 개발 경쟁으로 인한 대형 기술기업들의 자본지출 우려를 덜어낸 영향이 컸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이날 미국 달러화와 영국 파운드화, 스위스 프랑 등으로 총 2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돌입했다.
알파벳은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최대 1,850억 달러의 자본지출을 예고했으며, 이를 위해 2066년 만기를 비롯해 최대 100년 만기의 채권을 발행한다. 일각의 우려에도 시장 수요가 약 1,000억 달러 가량 몰리면서, 발행 금리와 미국 국채금리 간의 격차(스프레드)를 1%포인트 미만으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파운드화 발행분에는 1997년 모토로라 이후 기술기업 최초의 100년 만기 채권이 포함됐으나, 대형 보험사와 연기금 등의 기술기업 투자 수요가 이어지며 성공적인 자금 조달을 이끌어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이러한 회사채 등 자금 조달 규모가 4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미국 투자등급 채권 발행은 올해 사상 최대인 2조 2,5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 엇갈린 월가 전망..골드만삭스 "알고리즘 매도 물량 남았다"
시장이 가까스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월가에서는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와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데스크가 분석한 CTA, 즉 추세추종 알고리즘 펀드는 이미 S&P500의 단기 매도를 키우는 방향에 진입했으며, 이번 주 약 330억 달러 상당의 기계적인 매도가 일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S&P500 지수가 6,707 아래로 떨어지면 한 달간 최대 800억 달러의 추가 매도로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웰스파고의 사미르 사마나 수석 글로벌마켓 전략가는 "기술주는 급락한 영역에서는 반사적 반등이 나오기 마련”이라며 “저점 테스트가 필요한지, 충분한 밸류에이션을 확인했는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미국 주식 수석전략가는 “대형 기술주에 대한 성장 기대치가 수십 년 만에 최고치로, 최근 변동성으로 밸류에이션이 오히려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CFRA의 샘 스토발 수석전략가 역시 기술주의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치를 32%, 내년 20%로 S&P500 전체 전망치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급락장 이후에도 S&P500 지수의 12개월 전망치는 현재 UBS가 7,700, RBC캐피털마켓은 7,750포인트를 유지하고 있다.
◆ 이번 주 최대 변수 '고용·물가 지표'
이번 주는 매크로 측면에서도 올해 가장 중요한 한 주가 될 전망이다. 미 노동통계국이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조정된 일정에 따라 오는 수요일 1월 고용보고서, 이틀 뒤인 금요일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내놓는다.
이번 1월 비농업 보고서는 미국의 고용 시장에 대한 올해 첫 공식 집계이자 지난해 고용에 대한 수정치까지 포함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현재 월가 컨센서스는 1월 비농업 취업자 수가 6만 8천 명 늘고, 실업률은 4.4%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고착화하고 있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달 월간 0.3% 상승, 연간 2.5%를 예상하고 있다. 보스턴 연은 연구 등에 따르면 1985년 집계 이후 1월 물가상승률은 통상 다른 달보다 0.03%포인트 계절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관세 영향에 따른 1월 상품 구매 가격의 상승과 연초 의료·구독 서비스 요금 인상 등이 한꺼번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1월 고용보고서는 채용도 안 하고 해고도 안 하는 교착 상태의 지속 여부를 보여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크게 변하지 않으면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최근 금값 급등에 대해 "중국에서의 상황이 좀 무질서하다"며 금 시장 변동의 상당 부분이 중국발 투기 자금에 기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센트 장관은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가 제안한 재무부-연준 간 새로운 협업 체계, 대차대조표 축소 논의 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연준이 신속히 움직이리라 기대하지 않는다"며 "충분한 지급준비금 정책으로 전환한 만큼 더 큰 대차대조표가 필요할 것으로, 방향을 결정하는 데 적어도 1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