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아래는 줄 서서 봐요"…규제가 만든 역주행

입력 2026-02-09 17:36
수정 2026-02-09 17:37
<앵커>

정부가 15억 원을 넘는 아파트에 대한 대출한도를 줄이자, 서울 곳곳에서 15억 원 이하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상승세가 크지 않았던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있는데, 고가 아파트 잡으려다 서민들이 찾는 중저가 아파트값만 오르게 생겼습니다.

신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관악구의 한 신축 아파트입니다.

지난해 1월 입주 당시 84제곱미터(㎡)의 분양가는 9억 원 수준이었는데, 현재 호가는 15억 원을 훌쩍 넘습니다.

15억 원을 넘지 않는 중소형 평형으로 매수세가 몰리다 보니 인근 구축 중대형 평형 가격을 가격을 앞지르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악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42평이 오히려 더 싸요 33평보다. 사람들이 20평대, 30평대만 찾으니까 그래요.]

15억 원을 넘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15억 원 미만 아파트로만 매수세가 몰리는 겁니다.

[관악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주마다 (매물이) 빠져서 거의 없어요. 줄 서서도 보고 하는데…]

지난해 10·15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시작된 이후 15억 원 미만 주택 거래 비중은 80%를 넘었습니다.

그 결과 15억 원 미만 주택이 많은 서울 외곽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강남3구를 크게 앞지르고 있습니다.

특히, 이 가격대에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른바 '영끌 매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재필 / 성북 우대빵프라임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주 고객 층이 주로 전화 많이 오시는 분들은 젊은 분들이에요. 대출 한도까지는 본인 대출로 하고 나머지는 이제 본인 저축 그 외에 부모님 도움을 받고 이런 식으로…]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이창무 / 한양대 도시공학 교수: 대출 규제를 고가 주택에 대해서 강화한다는 것은 중가 주택의 가격을 상대적으로 더 급등시키는 그런 원하지 않는 풍선효과 부작용을 발생시키죠.]

다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물이 늘어날 경우, 이런 흐름이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김재원

영상편집: 정지윤

CG: 배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