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건장관 "저탄고지, 조현병 치료"…전문가들 "근거 없어"

입력 2026-02-06 20:02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른바 '저탄고지'로 불리는 키토제닉 식단이 조현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케네디 장관이 테네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근거 없는 주장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케네디 장관은 최근 전국을 돌며 미국인들에게 '진짜 음식을 먹으라'(eat real food)고 촉구하는 연설을 이어가고 있다. 테네시주에서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정신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하버드대의 한 의사가 "키토 식단으로 조현병을 치료했다"고 주장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틀 전에 본 연구에 따르면 식단을 바꾸면 조울증도 치료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NYT는 이러한 발언이 하버드대 크리스토퍼 팔머 박사의 연구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팔머 박사는 2019년 키토제닉 식단을 적용한 결과 장기간 조현병을 앓아온 환자 두 명의 증상이 완전히 완화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두 환자 모두 "항정신병약 복용을 중단했고 수년간 증상이 재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케네디 장관이 초기 단계의 제한적인 연구 결과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신의학회 회장을 지낸 폴 애플바움 컬럼비아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키토제닉 식단이 조현병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매우 예비적인 증거"가 일부 소규모 단기 연구에서 제시되기는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키토제닉 식단이 조현병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부정확하며 나아가 조현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더욱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애플바움 박사는 해당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 대부분이 여전히 항정신병약을 필요로 했다며,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NYT는 케네디 장관이 과거에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사실로 입증되지 않은 주장을 반복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에이즈의 원인이라는 과학적 합의를 부인했으며, 코로나가 유대인과 중국인을 제외한 특정 인종을 표적으로 삼았다거나 백신이 자폐증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펼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