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女 안전하다더니"…125억 배상 평결 나왔다

입력 2026-02-06 16:34


미국에서 우버 운전사가 승객을 성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우버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배심원 평결이 나왔다. 플랫폼 기업의 안전 관리 책임을 인정한 판결로, 향후 유사 소송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5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재판에서 우버가 성폭행 피해 여성 제일린 딘에게 850만 달러(약 125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딘은 2023년 술에 취한 상태로 남자 친구의 집에서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 우버를 이용했다가 운전사에게 성폭행을 당하자 우버의 안전 관리 체계가 부실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딘 측이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1억4천만 달러(약 2천57억원)였다.

배심원단은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했지만 징벌적 손해배상까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이번 평결에서 우버 운전사가 단순한 자영업자가 아니라 우버와 계약을 맺고 실질적으로 우버의 관리·통제 아래 일하는 직원 성격이 있다고 판단했다.

로이터는 이번 판결이 이른바 '시범 재판'에서 나온 해석으로 이는 미국 전역에서 진행 중인 약 3천건의 유사 소송 향방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딘의 변호인 알렉산드라 월시는 재판 과정에서 우버의 마케팅 전략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그는 우버가 술에 취한 여성들이 밤에 이동할 때도 안전한 교통수단인 것처럼 홍보해 왔다고 지적했다.

월시는 "여자들은 세상이 위험하다는 걸 알고 성폭행 위험도 안다"며 "우버는 여자들이 그런 곳들로부터 안전한 곳이 우버라고 믿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버는 이번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우버 측은 자사에 과실이 있고 안전 시스템에 결함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우버 변호인 킴 뷔노는 "이번 사건에서 어떻게 성폭행을 예견할 수 있었겠느냐"며 운전사의 범죄 행위까지 회사에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원에서는 우버 운전사의 범죄와 관련한 책임 소재를 둘러싼 소송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우버가 운전사 검증 절차를 소홀히 하고 수익성을 안전보다 우선시해 왔다고 비판한다.

우버는 이에 대해 운전사는 독립적인 계약자이며 운전사 선발 과정에서도 충분한 심사를 거치고 있다고 반박해 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