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지시한 임원, 상장사 취업길 막힌다

입력 2026-02-04 16:18
앞으로 회계부정을 지시한 임원은 5년간 상장사 취업이 막히고 부실감사 회계법인에는 영업정지에 준하는 제재가 가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4일 제3차 정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회계·감사 품질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회계부정 제재 강화방안'을 통해 회계부정 과징금을 대폭 강화한데 이은 후속 조치다.

이번 방안에 따라 고의로 회계부정을 저지른 임원은 물론 공식 직함 없이 이를 지시한 실질적 지시자도 제재를 받게 된다. 해당자는 당해 회사의 해임·면직 권고, 직무 정지, 과징금 부과와 함께 향후 최대 5년간 국내 모든 상장사의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해 제한 대상자를 임원으로 선임하거나 해임을 거부한 상장사는 최대 1억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감사 품질을 저해하는 관행에 대한 관리와 감독도 강화된다. 합리적 이유 없이 현저히 적은 시간을 투입해 감사를 수행한 경우 부실감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심사·감리 대상 선정 시 우선 고려한다. 점검 결과 부실감사가 확인되면 정부가 해당 회사의 감사인을 교체하고, 기업에 대해서도 지정감사와 재무제표 심사를 통해 회계부정 여부를 살핀다. 회계법인이 감사품질 유지 의무를 위반할 경우에도 기존의 지정제외점수 중심 제재에서 벗어나 위반 수준에 따라 영업정지에 준하는 강력한 패널티가 도입된다.

투명성 취약 기업은 비상장사라도 직권지정 감사를 받아야 한다. 최근 3년 내 최대 주주가 3회 이상 변경됐거나 횡령·배임이 발생한 자산 5천억 원 이상 비상장사가 대상이다. 외형은 크지만 내부 통제가 취약한 기업의 회계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감사인 지정제도도 대폭 손질된다. 회계법인을 단순한 규모가 아니라 감사품질 중심으로 평가해 시장 선택을 받도록 인센티브 구조를 바꾼다. 기존에는 회계법인을 규모, 손해배상능력 등에 따라 가~라 군(群)으로 분류해 대형 상장사는 대형 회계법인(가군)만이 감사할 수 있도록 제한해 왔다. 앞으로는 손해배상능력 요구 수준을 일괄 두 배 상향하고, 군 상향 특례를 도입해 감사품질 평가 최상위권을 기록한 중견 회계법인에도 상위군 상장사 감사 기회를 부여한다. 다만 상위군 기업을 감사하는 만큼 사고 대비를 위해 기준 대비 1.5배의 손해배상능력을 추가로 쌓도록 했다.

대형 회계법인 내부에는 감사품질 감독기구 설치를 의무화해 외부 견제가 기능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위원의 과반수를 회계법인과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외부전문가로 구성, 회계법인 경영진이 수익성에 치중해 감사품질을 소홀히 하는 지 등을 감독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시행을 목표로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법개정 사항은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하고, 시행령 등은 상반기 중 개정안 입법예고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