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 종목 비트코인이 올해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가격이 약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3일(현지시간)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24시간 전과 견줘 7% 이상 하락한 7만2,867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4년 11월 6일 이후 최저치다.
가상화폐 2위 종목인 이더리움도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약 5.7% 하락한 2,134 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16% 하락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0월 6일과 견준 하락폭은 42.3%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을 이끈 가장 큰 요인으로는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는 지정학적 불안이 꼽힌다.
미국의 그린란드 위협과 이란과의 갈등 국면 등 지정학적 우려 속에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영향을 받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으로 통상 분쟁 우려가 커질 때마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향후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커지고 있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동결했다. 지난해 9월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 때마다 기준금리를 낮춰온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작년 7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통화정책이 암호화폐에 친화적이지 못한 가운데 그동안 호재로 여겨졌던 미국의 가상자산 입법 논의가 최근 답보 상태에 빠진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에서의 암호화폐 규율 체계를 정립한 '클래리티 법안'이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사업자의 반대에 직면하면서 올 상반기 내 통과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끈 기관의 자금도 암호화폐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순유출됐다. 이 기간 빠져나간 금액은 약 48억 달러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보유를 고수했지만, 장기 보유자들이 수십억 달러 상당을 매도하면서 가격이 떨어졌고 개인 투자자의 시장 참여도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홍콩의 가상화폐 옵션 플랫폼 시그널플러스의 어거스틴 팬 파트너는 "가상화폐 심리가 바닥을 치고 있다"며 "트레이더들이 보호 수단을 찾으면서 시장이 약세장 모드로 전환했고 사상 최고가는 이제 먼 기억이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