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정부가 오는 4월부터 자국 태양광 기업에 지급하던 수출 보조금을 끊기로 했습니다.
은이나 구리 같은 원자재 값이 치솟는 동시에 중국발 저가 공세도 멈추면서 우리 태양광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특히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중국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물량 밀어내기에 혈안이던 중국이 왜 출혈 경쟁을 중단한 겁니까?
<앵커>
중국 재정부와 세무총국은 오는 4월부터 태양광 셀과 모듈을 대상으로 한 수출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를 폐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면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낸 부가가치세를 돌려줬는데, 이제 주지 않기로 한 겁니다.
중국 태양광사들은 그동안 보조금을 통해 원가보다 싼 가격에 물건을 파는 저가 공세를 벌였습니다.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가격 붕괴를 유도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90%를 유지할 수 있던 주된 요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출혈 경쟁 여파로 자국 기업들이 계속해서 적자를 내자, 정부가 설비 증설을 막고 가동률을 제한하다 결국 돈줄마저 죈 겁니다.
<앵커>
글로벌 시장을 장악 중인 중국의 급격한 변화로 우리 업계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텐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태양광 발전기 시공사와 태양광 원소재 제조사 간 희비가 엇갈리게 됩니다.
태양광 제품 가격이 오르면 시공사는 원가 부담이 늘고, 반대로 제조사는 수익이 증가해섭니다.
특히 태양광 핵심 원소재인 은과 구릿값이 최근 급등하며 올해 들어 셀과 모듈 값이 20%가량 비싸졌습니다.
그런데 태양광 발전소 1기를 설치할 때 드는 비용 가운데 셀과 모듈의 비중은 30%로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중국마저 칼을 빼 4월이면 가격이 30%나 더 뛸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에 시공사들이 가격 인상을 앞두고 사재기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지금 팔면 손해라며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셀 수입량 중 중국산이 92.5%, 모듈은 99.9%입니다.
사실상 중국의 빈자리를 해외가 아니라 국내에서 메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면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 주요 태양광 기업은 한화솔루션과 OCI홀딩스가 대표적으로 꼽히는데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왜 떠오르는 겁니까?
<기자>
덩치는 한화솔루션과 OCI홀딩스가 크지만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사업 구조가 수혜 정도를 갈랐습니다.
먼저 HD현대에너지솔루션과 한화솔루션은 모두 셀과 모듈을 만들지만 주력 시장이 다릅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국내를, 한화솔루션은 북미 최대 규모 생산 역량을 확보한 공장을 지은 미국 등 해외를 중심으로 합니다.
한화솔루션도 HD현대에너지솔루션처럼 국내에 공장을 운영하지만, 이달 미국을 비롯한 해외 법인 현지 채용 직원 외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받으며 몸집을 줄이고 있습니다.
반면 HD현대솔루션은 국내 비중이 70%, 북미와 유럽이 30%입니다.
이어 OCI홀딩스와 비교하면 제품군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OCI홀딩스는 원료인 폴리실리콘 제조사로 셀, 모듈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물론 태양광 시장이 회복하면 가격이 뛰니까 한화솔루션과 OCI홀딩스 등에도 호재로 작용합니다.
다만 당장 우리나라에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곳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해 이목을 끌고 있는 겁니다.
<앵커>
주요 태양광사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이번을 기점으로 단번에 반등할 수 있을까요?
<기자>
그동안 중국의 저가 공세와 정부의 정책 변화 등이 겹치면서 국내 업계도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024년 적자 전환했고 OCI홀딩스도 지난해 영업손실이 확실합니다.
하지만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약 4,900억 원, 영업익도 410억 원을 웃돌았는데, 특히 수익성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배 넘게 개선됐습니다.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HD현대에너지솔루션만 견고하게 버틸 수 있었던 건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다른 곳과 다르게 패널이 아니라 발전소를 통째로 팔고 있어섭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발전소의 EPC 즉, 설계, 시공, 조달과 인버터 그리고 유지·보수·정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원소개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지켜냈습니다.
또 세제 혜택이 보장된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를 연계하는 고수익성 프로젝트 같은 성장 모멘텀도 있습니다.
이에 회사 측은 이례적으로 가이던스를 통해 올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25% 증가할 것으로 공표했습니다.
컨센서스에 따르면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6,116억 원, 영업익 612억 원을 거두며 호황기였던 2022년 대비 수치는 낮지만 영업이익률은 높아질 것으로 추산됩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