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스닥'에 손바뀜 활발…기관 순매수 10조 돌파

입력 2026-02-01 07:59


지난달 코스닥지수가 1,000선을 돌파하며 이른바 '천스닥 시대'를 연 가운데 기관투자가의 순매수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기관 매수의 상당 부분이 개인투자자의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10조1,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월간 기관의 코스닥 순매수액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일별로 보면 기관은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특히 26일 하루에만 2조6,000억원을 담으며 일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을 세웠고, 이후에도 연일 1조~2조원대 매수세를 이어갔다.

기관 유형별로는 금융투자가 10조9,15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연기금 등은 1,430억어치 담았다.

증권가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코스닥 ETF 순매수액이 늘면서 금융투자 순매수액이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이 ETF를 매수하면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가 설정·환매 과정에서 기초지수 구성 종목을 시장에서 매수하게 되는데, 이 물량이 금융투자 매수로 집계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투자의 순매수에는 기관의 자발적인 액티브 매수뿐 아니라 개인의 ETF 순매수에 따른 설정 자금이 반영된다"며 "최근 금융투자의 대규모 순매수는 개인 자금이 ETF를 통해 우회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26일 개인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150 ETF'를 5,952억원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레버리지형 ETF 매수를 위한 사전 교육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접속 장애를 겪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최근 개인의 ETF 집중 매수는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르면 오는 6월 공개될 국민성장펀드가 코스닥지수를 주요 벤치마크로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선제적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해석이다.

다만 개인투자자는 ETF를 사들이는 동시에 코스닥 개별 종목은 대거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개인의 코스닥 시장 순매도액은 9조2,67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장의 '손바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코스닥 상장주식 회전율은 46.96%로, 2024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정책 기대와 유동성 확대를 고려할 때 코스닥지수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나 연구원은 "시장이 과열 국면에 진입할 경우 코스닥지수가 연내 최대 1,500포인트까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수 상승과 함께 개인의 코스닥150 ETF 순매수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