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30원 수준으로 내려온 환율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3~6개월 내에 한국의 외환시장 구조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행은 30일 이 총재가 지난 28일 홍콩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주최 ‘글로벌 매크로 컨퍼런스’에서 얀 하치우스(Jan Hatziu)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나눈 대담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이 총재는 "환율이 1,480원 수준이었던 것은 역사적으로 높은 경상수지 흑자를 고려할 때 정당화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외환스왑시장에서 달러 조달 비용이 역사적으로 낮았지만, 현물환시장에서 달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현상을 '풍요 속의 빈곤(scarcity in plenty)'이라고 표현했다.
작년 10월~11월 환율 평가절하의 주요 요인으로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를 꼽았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은 우리 외환시장에서 주도적인 참여자"라며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원화가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기대를 계속 창출하고, 그 기대는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해외투자를 선호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현재 0% 수준인 국민연금의 환헤지 목표 비율에 대해 "개인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연금이 중앙은행과의 외환스왑 거래에만 의존해서는 안되며 다른 헤지 수단이나 달러 자금 조달원을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의 달러 표시 채권 발행 허용 여부를 논의 중"이라며 "자산부채관리(ALM) 관점에서 자연스러운 헤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정부와 한국은행, 국민연금은 시스템을 개선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뉴프레임워크'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최적의 헤지 비율, 적절한 투자 비중을 논의할 것이고 3~6개월 내 마련되면 한국의 외환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작년은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예외적인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1% 성장 달성에 대해 "매우 운이 좋았다"면서도 "수출 성과가 매우 우수했던 덕에 1%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올해는 충격을 딛고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며 성장 동력으로 반도체, 방산, 자동차, 조선 수출을 꼽았다. 이 총재는 "올해 1.8%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고 현 시점에서는 전망치에 상방 리스크가 있다"고 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올해 성장률이 1.8% 혹은 그 이상으로 회복됨에도 물가 상승률이 2.1%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환율이 1,470~1,480원 수준에 장기간 머물게 된다면 물가 전망치를 더 높여야 할 수도 있다"했고 "다행히 환율이 내려가고 있고, 그래서 올해 물가를 2% 내외로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