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제93여단 소속 장교 오마르(군내 호출명)는 지난 27일(현지시간) 290명 넘는 승객이 탑승한 열차를 타고 하르키우 인근을 지나던 중 러시아 드론 공격을 겪었다. 해당 열차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방향으로 이동 중이었다.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함께 열차는 급정거했다. 열차 근처에서 러시아 드론이 폭발한 것이다. 드론부대 지휘관이기도 한 오마르는 열차가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직감했다.
오마르는 BBC에 "첫 번째 폭발 직후 다른 드론의 굉음이 이어졌고 곧바로 추가 폭발이 발생했다"며 "충격이 워낙 강해 객차 일부가 산산조각이 났다"고 전했다.
드론 폭탄이 명중한 객차 내부는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열차 밖으로 뛰쳐나왔고, 오마르는 이들을 열차에서 떨어진 고속도로 방향으로 대피시켰다.
추가 공습 가능성 속에서도 오마르는 일부 승객과 함께 열차로 다시 돌아가 구조 활동을 이어갔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승객들을 밖으로 안내하고, 이미 숨진 희생자의 시신도 수습했다.
마지막 객차에서는 아기를 안은 채 공포에 질린 젊은 여성이 발견됐다. 그는 동부 전선에서 복무 중인 남편에게 아이를 보여주기 위해 이 열차에 올랐다고 말했다.
오마르는 "그는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모를 정도로 충격을 받았지만,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번 열차 공격을 '명백한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역의 철도역에는 이번 공격으로 숨진 5명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기가 게양됐다.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간 3자 회담이 지난주 시작됐지만, 러시아는 공세 수위를 오히려 높이며 영토 양보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당국에 따르면 전날에도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서 민간인 3명이 숨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보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새로운 공격을 또 준비 중"이라며 "미국과 유럽, 모든 동맹국은 러시아가 외교 협상을 어떻게 훼손하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