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400조원에 이르는 연기금 자산운용에 대한 정부의 첫 가이드라인이 나왔습니다.
연기금 운용 평가 기준에 코스닥 지수를 반영하는 게 핵심인데요.
코스피에 비해 소외된 코스닥 시장에 자금이 안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 ‘삼천닥’을 달성한다는 구상입니다.
세종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전민정 기자, 정부가 기금 운용의 대원칙을 처음으로 내놓은 건데, 어떤 방향성을 제시했나요?
<기자>
네, 오늘 오후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 주재로 첫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가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기금 등 67개 연기금은 기본적으로 안정성과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전제 하에, 수익률 뿐만 아니라 공적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운용 기준이 제시가 됐습니다.
연기금은 국가 재정의 거대한 저수지라고도 불리죠. 67개 기금 운용 규모는 지난해 기준 1,400조원에 달하는데요.
하지만 현금성 자산과 확정금리형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탓에 평균 수익률은 4%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주식과 대체 투자 분야 등으로 연기금 자산 투자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요. 운용 평가의 방점은 ‘국내 증시’에 찍혔습니다.
연기금의 해외 투자 비중은 44%까지 꾸준히 확대돼 왔지만 국내주식 투자는 13%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죠.
특히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규모는 5조8천억원으로, 국내 주식 투자액의 3.7%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코스닥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선 장기투자자인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참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요.
연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포트폴리오에 코스닥 종목을 편입시키거나 확대하도록 유도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운 겁니다.
<앵커>
이렇듯 연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확대를 위해 자산 운용 실태 평가 지침도 바꿨다고요?
<기자>
네, 우선 연기금의 수익률 평가에 코스닥 지수도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대형·중소형 기금의 국내주식형 평가기준수익률, 즉 벤치마크에 코스피만 반영하고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코스닥 지수도 5% 혼합합니다.
연기금은 안정적인 목표 수익 달성을 위해 이 벤치마크를 추종해 투자를 하는데요.
사실상 코스닥에 투자하지 않으면 평가에서 불리하도록 기준이 바뀌는 거라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코스닥 시장으로 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또 해외 자산 규모가 커진 점을 고려해 평가 항목에 '환율 위험 관리 방안’도 새로 포함이 됐는데요.
평가할 때도 실제로 운용한 환율 정책에 따라 기준 수익률을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그동안 환헤지 기준 수익률을 쓰면서도 실제 성과는 환오픈(언헤지) 수익률을 적용해 수익이 과대 포장되는 관행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여기에 기금 투자 다변화 노력에 대한 평가 항목 중 하나인 ‘해외 투자’ 규정은 삭제되는데요.
해외투자가 이미 활성화됐다는 게 표면상 이유지만, 사실상 환율 안정을 위해 연기금의 해외투자를 자제하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연기금의 혁신성장 분야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벤처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됩니다.
기금운용 평가 때 벤처투자에 대한 가점 배점을 1점에서 2점으로 확대했고요.
신규 벤처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펀드 결성 초기 3년 수익률은 평가대상서 제외학 투자 다변화 노력 평가항목에 ‘벤처투자’도 포함시킵니다.
다만, 연기금 운용 가이드라인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는데요.
사회보장 성격이 있는 연기금을 증시를 떠받치거나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 동원한다는 비판과 함께, 변동성이 큰 코스닥 투자에 대한 위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