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있어도 못 만든다’…인텔, 어닝 쇼크에 13% 폭락 [글로벌마켓 A/S]

입력 2026-01-23 08:33
수정 2026-01-23 08: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그린란드 리스크가 일단락되고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가 확인되면서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메타 플랫폼과 테슬라가 모처럼 4% 이상 강세를 보이며 기술주 강세를 연출했지만, 장 마감 직후 원조 반도체 기술 기업인 인텔이 실망스러운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으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5% 상승한 6,913.35, 나스닥은 0.91% 뛴 2만 3,436.02로 거래를 마감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오후 상승폭을 줄였으나 전 거래일보다 0.76% 오른 2,718.7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 인텔 "1분기 수익 0달러"…AI 호황 못 누리고 어닝 쇼크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인텔은 2025회계연도 기준 4분기 매출 137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0.15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치(매출 134억달러, EPS 0.08달러)를 상회했다. 데이터센터와 AI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9% 성장했다.

그러나 가이던스는 기대를 맞추지 못했다. 인텔은 2026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117억 달러에서 127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126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또한 인텔은 1분기 조정 EPS 전망치를 0달러(손익분기점)로 전망했다. 구조조정 이후 본격 실적 회복을 기대했던 월가의 주당 5센트~8센트 순이익 전망을 크게 밑돌면서 주가는 시간외에서 현지시간 오후 6시 기준 13%대 폭락 중이다. 경쟁사인 AMD는 이날 1%대 상승으로 8거래일 연속 올랐고,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5거래일 연속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붐으로 전통적인 서버용 CPU 수요까지 폭발하고 있지만 공급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1분기 가용 공급량이 최저점을 찍은 뒤 2분기에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반도체 매출 약화의 배경은 수요가 아닌 공급망, 즉 생산 능력이 부족해 실적이 꺾였다는 설명이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에서 제조된 최첨단 18A 공정 제품이 출시됐고, 수율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실망 매물을 막지 못했다.



◆ 머스크 "AI, 올해 인간 넘어설 것…낙관론자가 돼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깜짝 등장해 특유의 낙관론으로 시장을 달궜다. 이날 머스크 발언 한 마디에 테슬라 주가는 4.15% 급등했다.

머스크는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과의 대담에서 "AI 발전 속도를 보면 올해 말에는 어떤 인간보다 똑똑한 AI가 나올 것이며, 5년 내에 AI가 전 인류 지능의 총합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올해 말 휴머노이드 로봇이 더 복잡한 작업 수행하며 산업 측면에서 활용될 것”이라며 “매우 높은 신뢰도와 안전성, 기능의 작동 범위 등으로 내년 말이면 대중에게 휴머노이드 로봇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스크는 AI와 로봇공학이 결합해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며 “로봇공학이나 AI와 함께라면, 이것은 진정 모두를 위한 풍요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문제에 대해 머스크는 "미국 전체에 불을 밝히려면 100마일(약 160㎞) 정사각형 면적의 태양광 패널이면 충분하다"며, 스페이스X를 통해 우주 공간에 태양광 발전소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스페이스X가 올해 달성하려는 핵심은 완전한 재사용성”이라면서 “대형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비용이 매우 저렴해지고, 우주에 태양광 발전을 두면 지상의 5배 효율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대담 말미에 “호기심에 기반한 철학을 갖고 있다”며 “삶의 질을 위해서라도 비관론자가 되어 맞는 것보다 낙관론자가 되어 틀리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 트럼프, “이미 얻었다”..속내는 미군 기지와 광물 접근권

지정학적 리스크를 덜어낸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그린란드 기본 합의'의 실리 평가에 돌입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가 표면적으로 '그린란드 매입'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실질적으로는 자원과 안보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린란드 인수가 가능하지만, 그 사이 우리는 원했던 모든 것, 즉 안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기본 합의에는 미군 기지 확장 및 미사일 배치, 희토류 등 광물 자원 접근권 확보, 러시아·중국의 북극권 진입 차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양호했다. 미국 3분기 GDP 성장률은 강력한 소비 지출과 AI 투자로 인해 연율 4.4%로 상향 조정됐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 건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GE에어로스페이스는 4분기 매출이 20% 급증하고 2026년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음에도, 공급망 문제에 따른 상업용 엔진 매출 둔화 우려로 7.38% 급락했다. 반면 프록터앤드갬블(P&G)은 미국 시장 판매 부진에도 중국 등 해외 실적 회복 기대감에 2.65% 상승했다.

애플은 차기 CEO 승계 구도가 구체화됐다는 블룸버그 보도 등에 힘입어 강보합세로 마감했고, 알리바바는 반도체 제조 부문의 분할 상장 소식으로 5% 강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