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심화를 의미하는 'K성장 고착'이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정부가 대·중소기업 상생 성장전략을 내놨다.
대기업 중심의 수주·수출 성과를 중소기업으로 확산하기 위해 상생금융을 1조7천억원 규모로 공급하고, 대규모 수출 프로젝트를 전담 지원하는 전략수출금융기금을 신설한다.
중소기업 기술탈취에 대해선 한국형 증거개시제도가 도입되고 행정제재도 대폭 강화해 최대 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정부는 21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중소기업 상생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해외 순방,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등을 통해 창출된 경제외교 성과가 대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중소·벤처기업을 포함한 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환류되도록 구조를 재정비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현대차와 기아, 국민·우리은행 등이 출연하고 신용보증·기술보증기금, 무역보험공사 등이 보증 지원을 하는 상생금융 프로그램을 기존 1조원에서 1조3천억원으로 늘린다.
여기에 포스코와 기업은행의 출연금과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으로 공급하는 4천억원 규모의 철강산업 수출공급망 우대 자금을 포함한 4천억원 규모의 상생 프로그램도 신설됐다.
특히 대기업이 상생협력을 위해 무역보험기금에 자금을 출연할 경우 그 금액의 5∼10%를 법인세에서 감면하는 세액공제도 신설한다.
정부는 또 수출금융으로 발생한 수혜기업의 이익 일부를 산업 생태계로 환류하는 '전략수출금융기금'도 새로 만든다.
이 기금은 대규모·장기 수출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중소·중견기업 등으로 성과가 확산하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
상생협력기금도 향후 5년간 1조5천억원 이상으로 확대 조성하면서 정부 매칭사업의 비중을 높이고, 방산 체계기업 등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고질적인 중소기업 기술 탈취를 뿌리뽑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해 조사하도록 하고 이를 증거 능력으로 인정하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를 도입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법원이 행정기관에 자료 제출을 명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할 계획이다.
제재 수위도 대폭 높아진다. 현재 '시정권고'에 그치는 기술탈취에 대한 행정제재는 '시정명령'과 '벌점' 등으로 확대하고, 중대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최대 5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물리기로 했다.
핵심 기술 자원 지원을 통한 인공지능(AI) 격차 해소에도 나선다.
정부가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한 약 1만 장의 GPU 중 30% 가량을 중소·스타트업에 배분한다. 사용료는 시장 가격의 5~10% 수준만 받는다.
정부는 GPU 공급과 유망 AI 스타트업 발굴 사업을 연계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생태계를 전통 제조업 중심에서 플랫폼, 금융, 방산, 원전 등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대통령 주재 '민관합동 상생협력 점검회의'를 신설해 과제 이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