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무역전쟁시…"빅테크도 타격" 전망

입력 2026-01-20 18:33
수정 2026-01-20 22:3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그린란드 관세'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과 유럽 모두 상당한 경제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주요 테크 기업들 역시 무역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시행될 경우 유로존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약 0.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에 반대 입장을 보인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핀란드,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8개국을 대상으로 다음 달 1일부터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당 국가들은 관세가 실제 적용될 경우 무역 위축으로 실질 GDP가 0.1∼0.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 중심 국가인 독일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단계적 상호 관세가 적용될 경우 독일의 실질 GDP가 0.2% 감소하고, 모든 품목에 일괄 관세가 부과되면 감소 폭이 0.3%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관세로 인해 경제 주체들의 신뢰가 약화되거나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될 경우 충격이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역시 예외는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이 미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가장 큰 투자국이며 핵심 금융 동맹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을 포함한 다수의 미국 산업이 이번 무역 분쟁으로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을 비롯한 주요 미국 테크 기업들은 서유럽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미국 내 제조업체들 또한 유럽 공급망을 통해 부품과 장비를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유럽이 보복 관세나 규제 강화에 나서지 않더라도 비용 상승, 매출 및 투자 감소, 생산 차질 등의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제약업계와 테크 기업들이 연구개발(R&D) 거점이나 매출 중심지를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에 두고 있다는 점도 취약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애플은 법인세 혜택이 큰 아일랜드에 핵심 지적재산(IP)을 보관하며 글로벌 매출의 상당 부분을 현지 법인에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국가들이 미국 기업을 겨냥해 세율 인상이나 규제 강화를 단행할 경우, 해당 기업들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서 이코노미스트는 WSJ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미국 기업들의 사업 구조에는 유럽이라는 핵심 축이 있다"며 "유럽이 이를 공략할 경우 미국 기업의 글로벌 수익 감소와 주가 하락, 테크 업종 전반의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