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하는 과정에서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민병대를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중동 전문 매체 미디어라인에 따르면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소속 대원들이 이란 내 시위 현장에 투입된 정황이 포착됐다는 증언과 자료가 나오고 있다.
이라크인 무함마드 이야드(37)의 어머니는 아들이 지난 5일 이란의 이슬람혁명을 수호하는 대가로 월 600달러를 제안받고 이라크 내 헤즈볼라 조직에 포섭돼 이튿날 버스를 타고 이란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이라크 내무부 소속의 한 익명 직원은 지난 11일까지 60대 이상의 버스가 이라크에서 이란 국경을 넘어갔다고 증언했다. 승객들은 이란 성지 순례를 목적으로 이동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검은 셔츠를 입은 젊은 남성들만 탑승해 있었고 별다른 검문 없이 국경을 통과했다고 전해졌다.
이란 야권 인사인 메흐디 레자는 미디어라인에 "일주일 넘도록 이라크 민병대가 이란 각지 시위 진압에 관여했다"며 민병대원 상당수가 관공서나 군사기지 경비 임무에도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에 기반을 둔 단체 이란인권(IHR)도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이라크와 접한 이란 코르데스탄(쿠르디스탄) 지역 검문소에 페르시아어를 하지 못하는 인력들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IHR은 "그들이 어디 출신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현지 소식통의 증언을 함께 전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지난 10일 페르시아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란 이슬람공화국 정권이 헤즈볼라 테러리스트와 이라크 민병대를 이용해 평화로운 시위를 진압했다는 보고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 국민의 세금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은 테러리스트 대리세력을 자국민을 향해 사용하는 것은 이란 국민에 대한 또 다른 심각한 배신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란 당국이 과거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했던 온건파 정치인들을 가택연금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반체제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자유이란은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과 자바드 자리프 전 외무장관이 미국·이스라엘과 공모한 혐의로 가택연금됐다는 미확인 정보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