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리 준비해야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지분이동

입력 2026-01-19 09:33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만나다 보면 의외로 많은 분들이 자사주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우리 회사는 비상장이라 주식 가치가 별로 없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가업승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큰 세금 폭탄을 맞게 될지 걱정스러울 때가 많다. 중소기업의 지분구조는 대부분 창업 당시 자연스럽게 형성된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이사가 전 지분을 보유하거나, 가족 구성원과 나누어 갖는 단순한 구조다.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막상 가업승계나 재무적 위기 상황이 닥치면 이 단순한 구조가 예상치 못한 세무적, 법적 리스크로 돌아온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제조기업인 H사의 대표는 자녀에게 회사 주식을 액면가로 매도했다.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얼마 후 국세청으로부터 증여로 추정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서는 시가평가가 필수인데, 액면가 거래는 저가 양도로 간주되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일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비상장주식의 가치 평가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가족 간 주식을 이전하다가 막대한 세금을 추징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상장주식의 가치는 상장주식처럼 시장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세법에서는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를 가중평균한 보충적 평가 방법을 사용한다. 문제는 이렇게 평가된 가치가 경영자들의 체감 가치보다 훨씬 높게 나온다는 점이다. 더구나 국세청은 국세행정시스템을 통해 비상장주식 이동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어, 과거처럼 넘어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따라서 지분 이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제삼자 감정평가 등 객관적인 방법으로 주식의 시가를 먼저 산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가업승계를 위한 지분구조는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지분구조가 단순히 소유권 배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배당 전략, 임원 보수 정책, 자본 조달 방식, 이익금 환원 방식 등 기업의 지배구조 전반과 연결되어 있다. 특히 가업승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상속세법상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사업을 경영했는지, 상속인이 2년 이상 경영에 참여했는지, 상속 후 일정 기간 경영을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의 요건을 미리 점검해야 실제 상속 시 최대 600억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증여를 활용한 전략도 효과적이다. 직계비속에게는 5천만 원(미성년자는 2천만 원), 배우자에게는 6억 원까지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증여세가 10년 이내 동일 수증자에게 이루어진 모든 증여재산을 합산해 과세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10년 주기로 분산해서 증여하는 전략이 절세의 핵심이 된다. 더욱이 증여는 증여 시점의 가액으로 평가되므로, 회사의 주식가치가 낮을 때 미리 증여해두면 이후 가치가 상승해도 그 상승분에 대해서는 증여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지분을 이동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매매, 상속, 증여, 증자, 감자 등이 있는데, 각각의 방식마다 세무적 효과와 법적 요건이 다르다. 예를 들어 자기주식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법인이 주주로부터 자사 주식을 매입하는 것인데, 이 경우 양도차익에 대해 3억 원 이하는 20%, 초과분은 25%의 분류과세가 적용되며, 다른 소득과 합산되지 않아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도 부과되지 않는다. 가지급금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지분을 조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만 상법상 자기주식 취득 절차를 준수해야 하고, 소각 시 의제배당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지분구조 전략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창업 초기에는 대표자의 단일 지배 체제가 신속한 의사결정에 유리하다. 하지만 성장 단계에 들어서면 가족 구성원에게 지분을 분산하면서 경영 안정성과 세무 효율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주주총회에서 특별 결의가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대표자가 66.7%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성숙기에 접어들면 배당 전략이 중요해진다. 가족 구성원에게 균형 있게 지분을 배분하면 배당소득을 분산할 수 있고, 금융소득 2천만 원 이하는 분리과세되므로 소득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현장에서 자주 목격하는 실수 중 하나는 단기적인 절세에만 집중하다가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를 만드는 경우다. 예를 들어 법인 전환 후 5년 내에 지분 50% 이상을 처분하면 받았던 조세특례가 추징된다. 또 배당소득이 있는 가족에게 추가로 증여하면 10년 내 합산 과세로 예상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지분구조 설계는 단기적 관점이 아니라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 로드맵을 그리며 접근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다. 상속세법상 요건을 충족하려면 최소 2년에서 10년의 시간이 필요하고, 증여 역시 10년 주기로 나눠서 진행해야 효과가 크다. 또한 지분 이동은 주식가치가 낮을 때 실행하는 것이 유리한데, 회사가 잘될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주식가치가 높아져서 오히려 세 부담이 커진다.

더욱이 지분구조의 설계는 단순한 세금 절약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의 경영권을 안정시키고, 가족 간 분쟁을 예방하며, 승계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지키는 핵심 전략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상당히 전문적이고 복잡하다. 회계, 세법, 상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자칫 잘못하면 더 큰 세금 문제나 법률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와 함께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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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작성] 오창수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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