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정용 로봇 접는다…산업 휴머노이드에 집중

입력 2026-01-15 14:28
<앵커>

삼성전자가 가정용 로봇 ‘볼리’의 출시를 사실상 중단했습니다. 삼성은 소비자용 로봇보다는 먼저 산업 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홍헌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삼성의 로봇 이야기를 하기 전에 반도체 소식을 짧게 짚고 가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반도체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긴급 회의를 열었는데, 어떤 내용이 나왔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반도체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습니다.

또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반도체와 파생 제품 수입에 대해 더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에 산업통상부는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조금 전 끝난 회의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오늘 발표된 조치를 포함해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판결에도 대비하면서 철저하고 기민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포고문 내용인 25% 관세는 사실상 엔비디아의 AI칩인 H200만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H200에는 SK하이닉스의 HBM3E가 들어가지만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최신칩인 블랙웰과 루빈에 집중하고 있어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다만 오늘 나온 백악관의 반도체 품목관세 부과 발언에 국내 반도체 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산업부는 오후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주요 기업들을 소집해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미국에 머물던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귀국을 미루고 포고문 관련 동향 파악에 나섰습니다.

<앵커>

최근 피지컬 AI가 산업 전반을 주도하고 있지만 삼성은 유독 로봇 관련 소식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초소형 홈로봇인 ‘볼리’ 출시가 무산될 전망이라구요?

<기자>

삼성전자가 동그란 공 모양의 가정용 로봇 ‘볼리’ 출시를 접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2024년 CES에서 ‘볼리’를 공개했는데요, 깜찍한 모습을 하고 있어 당시 화제를 모았습니다.

집 안을 돌아다니면서 애완동물처럼 사람의 말을 따르는 로봇이었는데, 개발을 중단할 전망입니다.

당초 지난해 6월 소비자들에게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완벽한 성능 구현을 위해 출시를 미룬다’고 했지만 결국 출시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은 소비자용 볼리 개발을 중단하고, 사내에서 데이터를 쌓는 플랫폼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완벽한 로봇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쌓여야 하고, 로봇 역량을 높이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볼리를 통해 데이터를 쌓아 공간인식, 상황기반 경험 등으로 스마트 홈 AI 분야에 이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삼성의 가전을 총괄하는 노태문 DX부문 사장도 이번 CES에서 "다양한 제조 현장에서 데이터를 이용해 로봇에 관련된 기본적인 하드웨어, AI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역량을 강화한 다음 B2B, B2C로 발전시키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앵커>

현대차와 LG전자는 성능이 상당히 개선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보여주는데, 삼성전자는 왜 공개하지 않을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볼리 출시 중단과 연관지어 보면 삼성이 소비자용 보다는 산업용 로봇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이는데요?

<기자>

이번 CES에서 볼 수 있듯이 테슬라나 보스턴다이내믹스, 중국의 유니트리 같은 기업들이 로봇에서 두각을 내고 있습니다.

당장은 삼성이 다른 길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삼성은 산업 현장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컨퍼런스에 참석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의 발언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존 림 사장은 자동화·로봇·AI를 '공급망 초격차'의 핵심 축으로 꼽았습니다.

신약 개발에는 AI를 활용하고, 생산이나 물류, 운반에는 로봇을 적극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삼성은 로봇을 팔아서 돈을 버는게 아니라 로봇을 이용해 비용은 줄이고,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입니다.

산업용 로봇을 먼저 만들고, 완벽한 로봇 출시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소비자용 로봇을 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 삼성이 그리는 로봇, 피지컬 AI의 최종 목표는 어떻게 봐야합니까?

<기자>

지금은 삼성이 휴머노이드에서 뒤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량은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반도체 공장을 24시간 무인화했고, 디스플레이 공장의 자동화, 가전 공장을 로봇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로봇의 하드웨어를 만드는 회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24년말 인수했고, 지난 달에는 자율주행 제어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춘 독일 ZF사의 ADAS 사업부도 인수했습니다.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에서는 자율이동 로봇을 만들고 있고, 로봇의 두뇌에 들어가는 엑시노스 칩은 시스템 LSI 사업부에서 개발 중입니다.

하드웨어(레인보우)와 제어(하만), AI(엑시노스 오토), 양산 능력(반도체)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삼성이 로봇을 ‘제품’이 아니라 ‘산업 지배력의 도구’로 쓰는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이에 소비자용으로 내놓는다면 완벽한 준비를 통해 시장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3~5년 후에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