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스피가 오르면 서울 아파트값도 오른다, 주식이 오르면 팔아서 결국 아파트 산다, 이런 얘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사실이 통계로 확인됐습니다.
이 사안 단독 취재한 건설사회부 신재근 기자 나왔습니다. 신 기자, 지난해 하반기 우리 주식시장이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는데, 여기서 번 돈들이 서울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을 했다고요?
<기자>
지난해 7~12월 서울의 주택매매 자금조달계획서를 입수해 분석했는데요.
이게 뭐냐면 규제 지역이나 6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구매할 때 돈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했는지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입니다. 쉽게 말해 돈의 출처를 물어보는 겁니다.
지난해 하반기에 서울 아파트를 무슨 돈으로 샀느냐 물었더니, 이 가운데 2조 원 가까이가 주식이나 채권을 팔아서 마련한 돈이라고 답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난해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지역일수록 그 비중이 더 높았다고요?
<기자>
전체 서울 아파트 매매 자금 가운데 주식·채권 매각 자금의 비율은 평균 4.4%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집값이 많이 오른 강남 3구와 마포, 용산, 성동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들은 그 비중이 훨씬 더 높았습니다.
용산구가 8%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와 서초구도 7%에 달했습니다. 마포구와 성동구, 송파구도 전체 평균보다 높은 5%대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반해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강북구나 노원구, 도봉구 등은 평균에 못 미쳤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코스피가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했는데, 부동산 시장으로 넘어가는 자금 흐름도 달라졌습니까?
<기자>
자료를 분석해 보면 그럼 흐름이 뚜렷이 나타납니다.
먼저 강남 3구부터 보면, 강남구의 경우 금융자산으로 마련한 돈이 10월 800억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송파도 10월 매각대금이 전달보다 두 배 증가했습니다.
11월은 금액이 줄긴 했지만, 코스피가 급등하기 전인 8월보다는 훨씬 많습니다.
다음으로 마·용·성도 9월과 10월 주식·채권 매각대금이 집중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강도 높은 대출 규제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강력한 대출 규제로 집을 사거나 옮기려는 사람들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치솟자 빠르게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강남 3구나 한강 벨트 지역은 대출이 거의 나오지 않다 보니 다른 곳에서 돈을 끌어와야 하는데 때마침 코스피가 크게 오른 거죠.
특히 이들 지역은 다른 곳보다 주식 투자 여력이 있는 분들이 더 많다 보니 이런 흐름이 나타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실제로 현장 분위기도 그렇습니까?
<기자>
서울 주요 지역 공인중개업소에 물어보니 주식 팔아서 집 샀다는 얘기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송파구 잠실 한 중개업소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식으로 수익을 많이 올려서 집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라는 얘기를 들었구요.
한강벨트의 대표주자인 성동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10.15 대책 이전에 매수한 사람들은 주식 판 돈이라고 취득자금 계획에 쓰신 분들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올해 들어서도 코스피가 그야말로 '불장'인데, 부동산으로 자금 이동이 계속된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한국 사회에서 '안전자산의 끝은 강남 부동산'이란 인식이 깨지기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입니다.
지금처럼 증시가 활황이라고 해서 부동산에 쏠린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넘어가긴 쉽지 않다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오히려 주가가 더 오르면 서울에 더 좋은 집으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도 높게 이어지고 있는 만큼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긴 어려울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건설사회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