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모와 아내, 두 딸 등 가족 5명을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차례로 목 졸라 살해한 50대 남성에 대한 무기징역형이 최종 확정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1부(김민기 김종우 박광서 고법판사)가 지난달 24일 선고한 이모 씨의 존속살해 및 살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 사건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피고인과 검찰 양측 모두 상고하지 않으면서 이 사건은 대법원의 판단을 거치지 않게 됐다.
이씨는 1심부터 "사형 같은 법정 최고형으로 엄벌을 내려 달라.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진술했고,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에도 항소하지 않았다.
검찰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사형을 구형했으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의 무기징역 판결은 받아들였다.
검찰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선고 당일 법정에서 양형 사유를 충분히 설명했고 사형이 실제로 집행된 사례 등을 비교 분석까지 했다"며 "내부적으로도 상고 여부를 검토했으나 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버거운 비통한 범행"이라고 지적하면서도, 2004년 이후 사형이 확정된 15개 사건의 주요 양형 요소를 분석한 결과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을 엄중한 형으로 처벌할 사정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누구라도 수긍할 만큼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 14일 밤 용인시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이들을 차례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긴 채 도주해 이튿날인 15일 새벽 경찰에 검거됐다.
이씨는 광주광역시 일대 민간아파트 신축 및 분양 사업 과정에서 민·형사 소송에 휘말리며 수십억 원대 채무를 지게 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