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 등장한 '이 배지'…"트럼프는 최악" 직격

입력 2026-01-12 17:44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화려한 축제의 장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가 쏟아진 무대로 바뀌었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레드카펫과 시상식 무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을 규탄하는 배지를 달고 등장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규탄했다.

11일(현지시간) LA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배우들의 턱시도와 드레스 위에 작은 배지가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배지에는 흰 바탕에 검은 글씨로 'BE GOOD'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는 지난 7일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의 총격으로 숨진 르네 굿(37)을 추모하는 메시지이자, ICE의 과잉 단속에 대한 항의의 뜻이 담긴 표현이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헐크 역으로 알려진 마크 러펄로를 비롯해 완다 사이크스, 너태샤 리온, 진 스마트 등 다수 배우가 이 배지를 달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완다 사이크스는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이 배지는 ICE 요원에게 살해된 엄마를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목소리를 높이고 이 불량정부를 멈출 필요가 있다. 그들이 사람들에게 저지른 짓은 끔찍하다"고 말했다.

러펄로는 한층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놨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법은 신경 쓰지 않으며 자신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도덕성뿐이라고 했지만, 그는 유죄를 선고받은 강간범"이라며 "최악의 인간"이라고 직격했다.

통상 정치적 발언이 자제되는 할리우드 시상식이지만, 이날은 분위기가 달랐다. 미국 전역에서 르네 굿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배우들도 공개적으로 연대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HBO맥스 시리즈 '나의 직장 상사는 코미디언'(Hacks)으로 이날 수상한 진 스마트는 "배우들이 이런 기회에 사회·정치적 이슈를 이야기하는 것을 좋지 않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지금 여배우가 아니라 시민이자 엄마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네 굿은 미니애폴리스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막내아들을 초등학교에 등교시킨 뒤 귀가하던 중 사건을 당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ICE 요원의 정당방위였다는 입장이지만, 반대편에서는 무리한 단속과 공권력 남용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튿날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도 불법 이민자 단속 과정에서 총격으로 2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을 둘러싼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