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진 가운데, 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한 MZ세대는 소비 트렌드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더 이상 상품의 소유 그 자체에 만족하지 않는다. 소비를 통해 자신의 취향, 신념, 가치관을 표현하는 행위(Self-Branding)를 추구한다.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대신, SNS 콘텐츠화가 가능한 문화 체험, 한정판 아트 굿즈, 그리고 브랜드의 윤리적 가치(ESG)에 기반한 상품을 선택하며 가격보다 경험, 소유보다 표현, 브랜드보다 가치를 지향하는 새로운 소비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에 생존과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혁신, 즉 기업가 정신의 재해석을 요구하고 있다.
불황 속에서 유통업계가 가장 먼저 꺼내 든 전략 무기는 리브랜딩이다. 리브랜딩은 단순한 로고나 패키지 변경을 넘어,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핵심 타깃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여 시장에서의 생존과 성장을 도모하는 전면적인 과정을 의미한다. 특히 경험과 감성을 중시하는 MZ 소비층을 공략하고, K-푸드 열풍과 같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부스터 역할을 겸하고 있다.
가령 오뚜기가 영문 표기를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해 해외 시장의 혼선을 개선하고, 대상이 '종가집'과 '종가'를 ‘JONGGA’로 통합한 것은 일관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전략적 아이덴티티 구축의 사례이다. 국순당의 백세주 역시 32년간의 세월을 담아 향후 100년이 있는 맛과 디자인을 표현하고자 리브랜딩을 단행하며 헤리티지 재해석을 시도했다.
MZ세대의 경험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물리적 제품 대신 체험과 공간을 판매하는 혁신에 도전하고 있다. 1963년 국내 최초 볼펜을 생산한 모나미는 저가 볼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아예 '경험을 파는 회사'로 방향성을 재설정하고 ‘모나미 스토어’를 열었다. 이곳은 고객이 직접 개성을 살린 DIY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며 브랜드를 감각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체험 공간으로 거듭났다.
한편, 시몬스침대는 침대를 비운 파격적인 팝업스토어를 기획해 젊은 세대가 SNS에 인증하고 싶은 뉴트로 공간을 설계함으로써, 제품이 아닌 브랜드의 감성과 철학을 공유하며 친밀감을 성공적으로 쌓은 공간 마케팅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는 곧 상품의 품질뿐만 아니라 기업가 정신 또한 소비 지표가 된다는 명제를 증명한다. MZ세대는 지역 상생, 환경 보호, 동물 복지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선호하며, 이는 자신의 소비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동시에 이들은 경기 불안 속에서 가성비와 실용성을 극대화한 '듀프 소비', 중고·리셀, 구독경제, 그리고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잡식성 소비'를 병행하는 등 매우 입체적이고 실용적인 소비 습관을 보여준다. 이렇듯 소비가 고도로 개인화되고 가치 지향적으로 변함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생존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대한민국 제1세대 기업의 기업가 정신이 창업과 기술적 도전을 통한 국내 경제 성장에 의의를 두었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존 사회 체계의 균열로 수면 위로 떠오른 문제들을 해소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기업가 정신은 문제 상황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혁신을 추구하는 철학이자 행동 방식이며, 이제 그 혁신은 기술적인 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의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는 기업가 정신을 기존의 사회·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주장하며, 이것이 사람들의 가치관과 태도를 바꿀 수 있는 본질적인 특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물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과정은 단기적으로 기업의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고 수익 감소를 초래할 수 있어, 기업가에게는 여전히 중대한 도전으로 남아있다. 사회 공헌 활동이 긍정적 이미지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궁극적인 이익 증가로 직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기 쉽다.
그러나 이제는 기업의 이미지와 함께 기업가의 철학 또한 소비를 결정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창업주의 철학을 근본으로 하되, ESG 경영을 비롯한 시대적 요청에 맞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식으로 그 가치를 확장해야 한다. 나아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하고 정체성을 표현하는 창의적 소비자로 진화한 MZ세대와 공명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도전이라는 기업가 정신을 기술적 성과뿐 아니라 사회적 성과로까지 확대하여 건강하게 이어가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유일한 길이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의 다양한 상황과 특성에 맞춰 법인이 가지고 있는 위험을 분석한 사례를 통해 최적화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사내근로복지기금, 가지급금 정리, 임원퇴직금, 제도 정비, 명의신탁 주식, 기업부설연구소, 직무발명보상제도, 기업 인증,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신규 법인 설립, 상속, 증여, ESG 경영, 기업가정신 플랜 등이 있다.
[글 작성] 노영초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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