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금융 시장은 영국입니다. 세계 3대 거래소인 런던거래소는 전세계 선물·옵션 거래의 절반을 담당합니다. 발전된 금융기법을 토대로, 미국 시장에서도 할 수 없는 고배율 레버리지 투자 역시 이 곳에서 이뤄집니다. 고배율 투자만큼, 영국 시장은 투자의 위험성을 감수하기 위한 분석도 함께 발달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 레버리지 전문 자산운용사인 레버리지셰어즈(Leverage Shares)의 시장 분석을 한국경제TV에 옮겨 싣습니다.]
침체에서 ‘선별적 기회’로
경기침체, 에너지 충격, 그리고 수출 모멘텀 약화로 점철된 고통스러운 2년을 지나 독일은 2026년에 들어서며 오랜만에 ‘성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럴듯한 경로’를 갖추기 시작했다. 호황은 아닐 수 있지만, 유럽 최대 경제권에서의 ‘완만한 가속’만으로도 DAX 40 지수에는 파급효과가 크다.
지난 2년은 경제적 피로감이 지배했다. 2023년과 2024년 모두 생산이 위축됐고, 산업 설비가동률은 떨어졌으며, 독일의 수출 주도형 경제는 높은 에너지 비용, 약한 글로벌 수요, 중국발 경쟁 심화로 지속적인 압박을 받았다. 2025년에도 성장은 간신히 0%대를 벗어나는 수준에 그치며, 경제는 ‘구조적 정체’로 표현할 만한 상태에 머물렀다.
다만 표면 아래에서는 경기순환 회복의 토대가 깔리고 있다. 급격한 재정 기조 전환, 완화되는 통화 여건, 개선되는 내수가 2026년을 ‘부흥’이 아니라 ‘리레이팅’의 분기점으로 만들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왜 2026년이 2025년보다 중요한가
독일의 2026년 GDP 성장률에 대한 컨센서스는 대략 0.7%~1.6% 범위에 모여 있으며, 주요 연구기관들은 점차 1%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다. 독일 경제전문가위원회는 0.9% 성장을 전망했고, ifo·IfW·할레 경제연구소 등은 재정 지출이 더 가속화되고 무역 갈등이 안정되면 상방 위험이 있다고 본다.
중요한 점은, 이 성장이 ‘자생적’으로만 설명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성장의 약 3분의 1은 근무일수가 늘어나는 달력 효과에서 비롯되며, 또 다른 의미 있는 비중은 국방·인프라·기후 관련 투자기금에서 나오는 정부 지출이 이끈다. 민간 부문의 모멘텀은 여전히 취약하지만 더 이상 붕괴하는 국면은 아니라는 점이, 주식시장에는 차이를 만든다.
재정 확장: 구조적 순풍
재정 건전성 ‘전통’에서 벗어나는 독일의 전환은 DAX 전망에서 가장 중요한 거시 변화로 볼 수 있다. 부채 브레이크 완화, 5,000억 유로 규모의 예산 한도 외 인프라·기후 기금 조성, 그리고 국방비 지출 확대가 중기 이익 환경을 바꿔 놓았다.
물론 이런 조치가 경제를 단기간에 바꿔 놓지는 못한다. 관료주의, 노동력 부족, 느린 프로젝트 집행은 여전히 제약이다. 하지만 재정 부양의 시장 충격은 ‘정점’에서가 아니라 ‘기대가 전환되는 지점’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그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판단이다.
독일 주식에는 특히 의미가 큰데, 지수 비중이 큰 섹터?특히 산업재와 금융?의 펀더멘털을 직접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이다. 방산 계약업체, 엔지니어링 기업, 건설 공급망, 자본재 제조업체는 초기 승수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공공투자 확대의 수혜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관세·무역, 그리고 ‘트럼프 변수’
2026년 독일 전망에서 관세를 빼놓고는 논의가 완성되지 않는다. 관세는 수출 주도형 국가에 큰 타격을 줬다. 미국은 여전히 독일의 단일 최대 수출 시장이며, 독일 자동차 섹터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2025년 첫 3분기 동안 대미 자동차 수출은 약 15% 감소했다. 8월에 체결된 개정 무역협정에 따라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 수입에 15%의 기준 관세를 부과했는데, 초기 위협(25%)보다는 낮았지만 수요를 크게 제약했고, 수년간 이어졌던 안정적 수출 증가가 급반전했다.
영향은 자동차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독일의 대미 수출은 지난 1년 동안 7.8% 감소했고, 기계·화학·산업 부품도 압박을 받았다. 특히 기계류 수출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화학 수출은 무역장벽과 더불어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인한 국내 생산 약화가 겹치며 약 10% 감소했다. 관세가 단기간 내 철회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독일은 유럽 내부 및 인도·인도네시아 등 시장으로의 무역 관계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미국 의존도 축소는 더 이상 ‘전략적 열망’이 아니라 ‘경제적 필수’가 됐다.
유로화 강세 문제
유로화 강세는 보다 즉각적인 역풍으로 부상하고 있다. 달러 대비 급격히 절상된 이후, 환율은 수출 경쟁력에 부담이 되고 글로벌 노출도가 높은 DAX 구성 종목들의 실적에는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달러 매출 비중이 큰 독일 대기업들은 과거 마진을 개선시켰던 환율 순풍을 더 이상 누리지 못한다. 이는 2026년 이익 성장 기대가 개선되더라도 하향 조정에 취약한 이유 중 일부다.
유로/달러가 2026년 1분기에 1.1919의 주요 저항을 돌파하고, 2026년 말까지 1.25를 향해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유로화 강세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할 수 있고, 내수 중심 기업과 금융에는 순효과가 중립 내지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제기된다.
물가·금리·ECB
독일의 인플레이션은 ECB의 2% 목표 수준 근처에서 안정됐고, 2026년 헤드라인 물가는 평균 약 2%가 예상된다. 근원물가는 더 끈적거리지만, 정책당국을 놀라게 할 정도의 방향성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는 ECB가 금리를 동결하거나, 더 조심스러운 추가 인하를 단행할 여지를 준다. 이런 우호적 금리 환경은 긴축 사이클에서 타격을 받았던 은행·보험 등 금융주와 금리 민감 경기순환주에 특히 건설적이다. DAX에서는 멀티플 확장보다는 ‘이익의 내구성’ 측면이 더 중요하며, 낮은 금리는 자금조달 스트레스를 낮추고 신용 수요를 안정시키며 재무제표의 하방을 지지한다.
2026년 DAX를 이끌 섹터
DAX는 기술주 중심 지수가 아니며, 이것은 약점이면서 동시에 강점이다. 최대 비중 섹터인 산업재와 금융은 재정 지출, 통화 완화, 경기순환 안정화에 가장 레버리지(민감도)가 큰 영역이다.
산업재는 방산 조달, 인프라 업그레이드, 전기화, 자동화 수혜가 기대된다. 독일이 AI 혁명을 주도하지는 못하더라도, 많은 DAX 기업들이 효율 제고·마진 방어·생산성 개선을 위해 자동화와 디지털 도구를 조용히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금융?특히 은행?은 여전히 저평가되어 보인다는 평가다.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이 이어졌고, 주주 환원은 꾸준히 강화되며,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부담스럽지 않다. 대출 성장률이 조금만 올라와도 안정적 마진과 결합해 추가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다.
그 밖에 제약 및 일부 헬스케어 종목은 방어적 성장 대안으로 제시되는 반면, 자동차와 화학은 구조적 압력과 글로벌 경쟁으로 더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 있다.
밸류에이션: 싸지도 비싸지도 않다
DAX는 이익 기준 약 17배에서 거래되며, 미국 주식의 멀티플보다 훨씬 낮다. 자체 역사적 평균 대비로는 프리미엄이지만, 그 격차는 과열이라기보다 섹터 구성 차이를 반영한다는 해석이다. 향후에는 멀티플 확장보다 이익이 수익률을 좌우해야 하며, 그 지점에서 재정 부양, 금리 완화, 수요 안정의 효과가 중요해진다.
자료: TradingView. 2026년 1월 7일 기준 DAX 40 일간 가격 차트
DAX 40 기술적 관점
기술적으로 DAX는 2026년에 ‘하락 전환’이 아니라 ‘박스권(횡보)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는 모습이다. 2022년 10월 저점 이후의 장기 상승 추세는 유지되고 있으며, 2025년 초의 예외적으로 강한 랠리 이후 6월부터는 지수가 횡보해 왔다.
11월 저점 22,943은 핵심 지지선 역할을 지속하고 있고, 2026년 1월 초에는 24,771의 핵심 저항을 명확히 상향 돌파했다. 이 돌파는 사상 최고치 재경신의 길을 열 수 있으며, 심리적 중요 구간인 26,000이 사정권에 들어온다.
개별 종목 선별이 보상받는 시장
2026년 DAX가 ‘직선형 랠리’를 펼칠 가능성은 낮다. 변동성은 다시 커질 수 있고, 무역정책과 통화 강세에서 비롯되는 거시 리스크도 여전히 현실적이다. 그럼에도 큰 그림은 개선됐다. 독일은 위축에서 안정으로, 재정 긴축에서 부양으로, 절망에서 조심스러운 낙관으로 이동 중이며, 주식 투자자에게는 헤드라인 성장률 숫자보다 이런 ‘전환’ 자체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비관론이 오래 지배했던 시장에서, 작은 개선도 강한 가격 반응을 만들 수 있다. DAX 40의 2026년은 ‘정점’이라기보다 ‘검증의 무대’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