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보복' 허 찔렸다…日 "영향 주시"

입력 2026-01-07 10:28


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군사 목적에 사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물자'의 대일본 수출을 전격 금지하면서 일본 정부는 충격 속에 사태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중국 상무부는 구체적인 품목을 밝히지 않았지만 일본이 중국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희토류와 일부 반도체 제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본 언론은 중국이 사실상 '직접적 경제 제재'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며 일본 제조업 전반에 불가피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7일 전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이어진 일련의 보복 조치 중 하나다. 앞서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여행·유학 자제령 등 제한적 경제 제재를 시행했지만, 이번 수출 금지는 압박 수위를 높인 결정적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왜 이 시기에 규제를 강화했는지 모르겠다"며 중국의 갑작스러운 조치에 허를 찔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카이치 총리가 5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힌 지 이틀 만에 규제가 발표된 점도 일본 외교 당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에 가나이 마사아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전날 스융 주일 중국대사관 차석공사를 초치해 "일본만을 겨냥한 이번 조치는 국제적 관행에서 벗어난 행위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매우 유감스럽다"며 철회를 공식 요구했다.

경제산업성 고위 관계자 역시 "중국 정부 발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일본 기업에 미칠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사히신문은 "희토류를 비롯해 화학물질, 공업제품 등 산업 전반으로 파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규제 품목이 확대될 경우 민생 물자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은 본래 군사 목적의 이중용도 물자 수출만 금지해왔지만, 이번에는 표적을 일본으로 명시했다. 또한 '군사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이라는 표현을 강조하며 압박 의도를 명확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중국의 경제적 위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사태로 일본은 2010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분쟁 당시의 '희토류 카드' 재현을 떠올리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은 당시에도 일본 제조업을 압박하는 효과적인 외교 수단으로 작용했다.

경제산업성 집계에 따르면 일본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2009년 85%에서 2020년 58%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특히 '디스프로슘' 등 중희토류가 전기차, 무기 등 핵심 하이테크 산업에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닛케이는 또 "중국은 작년 미국과의 무역갈등 속에서도 희토류 자석 수출을 통제해 포드자동차의 공장 가동 중단을 유도했고, 이후 미국 정부가 반도체 규제를 완화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경험이 일본에도 외교적 압박 카드로 재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이번 사태를 신중히 주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화할 경우 '맞불 조치' 가능성도 있다. 2019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섰던 전례가 다시 거론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