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문제 삼아 일본에 대한 이중용도 물자(민간·군사용 겸용 품목)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사실상 일본의 군사력 강화 움직임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상무부는 6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군사 사용자, 군사 용도, 또는 일본의 군사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모든 최종 사용자에게 이중용도 물자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이날부터 즉시 시행된다.
상무부는 또 다른 국가·지역의 조직·개인이 중국의 조치를 위반해 중국이 원산지인 이중용도 물자를 일본의 조직·개인에 이전·제공할 경우 법적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세컨더리 보이콧'도 발표문에 명시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일본 지도자가 최근 대만 관련 잘못된 발언을 공공연하게 발표해 대만해협에 대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며 "(이는)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한 것이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배한 것으로 성질과 영향이 극도로 나쁘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로 간주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후 중국은 발언 철회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중국은 자국 국민에게 일본 관광 및 유학 자제를 권고하고, 중국 내 일본 영화·공연 상영 제한(이른바 '한일령')과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철회 등 잇따라 보복 조치를 취했다.
이번 수출 금지 조치는 과거보다 한층 폭넓고 강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충돌 사건 당시 중국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규제한 바 있지만, 이번엔 이중용도 물자 전반으로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 이후 몇 년간 보복 수단으로 '전략 자원 통제'를 강화해 온 만큼, 일본에 대한 이번 조치도 그 연장선상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발표는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시 주석은 한중 항일 역사 공조를 강조하며 중국·한국 대 일본의 대립 구도를 의식한 듯한 메시지를 내놨다. 일본 언론은 "중국이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한국에 유화적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전략 자원 수출 통제라는 '실력 행사'로 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