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불쏘시개'…오히려 달아올랐다

입력 2026-01-04 12:13
규제 이후 경매에 갭투자 수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4년 만에 최고


지난해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낙찰가율이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매매 대신 경매로 투자 수요가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평균 97.3%를 기록해 2021년(112.9%)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차가율은 집값 상승기였던 2021년 100%를 넘었다가 이후 집값이 하락하며 2023년 82.5%까지 떨어졌고, 이후 2024년 92.0%에 이어 지난해 다시 5.3%포인트 상승했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시중의 넘치는 유동성으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거래 허가가 필요 없는 경매가 대안 투자처로 부상한 것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지난해 9월과 10월 각각 8천건을 넘다가 10·15대책 이후 급감해 10월 3천283건, 11월은 2천786건(해제 거래 제외)으로 줄어든 반면,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9월 99.5%에서 10·15대책이 발표된 10월에 처음 100%를 넘은 102.3%를 기록한 뒤 지난해 12월까지 석 달 연속 100%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2.9%를 기록해 3개월 연속 100%를 넘겼다. 이는 2022년 6월(110.0%) 이후 약 3년 반 만의 최고치다.

경매 경쟁이 과열되면서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과 응찰자 수도 함께 늘었다. 지난해 경매에 나온 서울 아파트 2천333건 가운데 약 49%가 낙찰돼 2021년(73.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물건당 평균 응찰자 수는 8.19명으로 2017년(8.72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았다.

구별로는 강남권과 한강벨트 아파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전체 25개 구 가운데 낙찰가율이 100%를 넘은 곳은 총 9곳으로, 이중 성동구의 낙찰가율이 110.5%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강남구가 104.8%, 광진구와 송파구가 각각 102.9%로 뒤를 이었다. 영등포구(101.9%), 동작구(101.6%), 중구(101.4%), 마포구(101.1%), 강둥구(100.7%)도 낙찰가율이 100%를 넘었다.

물건별 낙찰가율 상위 10개 단지도 대부분 강남 3구와 한강벨트 아파트가 차지했다.

지난해 낙찰가율 최고 단지는 11월 24일 경매에 부쳐진 서울 성동구 금호동3가 두산아파트 전용면적 60㎡로, 40명이 경쟁한 끝에 감정가 8억3천500만원의 160.2%인 13억3천750만원에 낙찰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으로의 수요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지옥션 이주현 전문위원은 "총선 전후로 정부의 정책 변화를 살펴봐야겠지만 일단 정부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거래 허가 의무가 없는 경매 시장의 과열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