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쟁점 부상하더니…백신 접종률 '뚝↓'

입력 2026-01-01 11:39


미국에서 지방자치단체와 학교가 백신 접종을 예전처럼 강하게 요구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의 백신 접종률이 눈에 띄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31일(현지시간) 이 같은 변화에 따라 감염병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홍역 백신 접종률이 95% 이상인 유치원생 비율을 유지하는 카운티의 비중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약 50%에서 현재 28%로 감소했다. 95%는 집단 면역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접종률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백신 접종이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된 이후, 접종 의무화에 대한 반발이 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과거 미국 학교들은 학생 전체의 안전을 이유로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해 왔으며, 1980~1981년에는 50개 주 모두가 신입생 접종 의무 규정을 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종교적 사유 등을 이유로 예외가 허용되면서 제도가 점차 완화됐고, 코로나19 이후에는 특히 공화당 성향 지역을 중심으로 의무화에 대한 거부감이 더욱 커졌다.

WP는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지역에서 유치원생 백신 접종률 하락이 더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도 접종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백신 의무화를 반대하는 이들은 백신의 효능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거나 의무화를 개인의 자유에 대한 침해로 간주한다.

일부 주에서는 백신 접종이 미국 사회에서 가장 첨예한 정치 이슈인 낙태만큼이나 민감해지면서 학교 당국이 관여를 꺼리고 접종을 개인의 선택에 맡기고 있다.

의료·공중보건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백신 회의론자로 알려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으며 관련 규정이 완화·폐지되면서 접종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해 홍역뿐 아니라 백일해처럼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이 다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올해 미국에서는 홍역이 재확산하면서 홍역 확진자가 33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