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 죽이고 시신 훼손...양광준 무기징역 확정

입력 2026-01-01 09:57


내연관계인 여성을 살해한 뒤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한 뒤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한 전직 군 장교 양광준(39)이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살인, 시체손괴, 시체은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광준에게 이같이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4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 피해자와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등을 살펴보면 원심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양광준의 상고를 기각했다.

양광준의 범행은 2024년 10월 25일 오후 3시께 벌어졌다. 그는 부대 주차장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에서 A(33)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그는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밤 화천 북한강에 유기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직업군인이었던 양광준은 경기 과천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10월 2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다. 피해자인 A씨는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이었다.

양광준은 범행 당일 아침 출근길 연인관계인 A씨와 카풀을 하며 이동하다 말다툼을 벌였다. 그는 A씨와의 관계가 밝혀지는 것을 막고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양광준은 결혼해서 가정이 있었고 A씨는 미혼이었다.

양광준의 범행은 치밀했다. 그는 피해자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 직장 등에 문자를 보내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

양광준은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A씨의 협박으로 스트레스를 느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으나 1, 2심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여러 차례 '불륜 사실을 알리겠다'는 위협을 받고 절망에 빠진 나머지 '피해자를 살해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뒤 살해할 경우를 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당시 상황을 봐도 순간적으로 당황하거나 격분해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시체 손괴와 은닉 범행은 그 자체로 절대 우발적일 수 없는 계획적인 후속범행"이라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과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으며, 생명 존중과 망자에 대한 존중이라는 기본적인 가치를 훼손했다는 점에서도 선처를 바랄 수 없을 만큼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양광준은 1심에서 반성문을 7차례 제출했다. 그는 항소심에서 136차례, 상고심에서 51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형량을 줄이지는 못했다. 그는 사건 이후 군 당국으로부터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