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여파가 유제품 시장의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우유 매출은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는 반면, 요구르트가 대형마트의 '효자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1∼11월 누계 품목별 매출 순위를 분석한 결과, 우유는 9위로 작년보다 두 계단 떨어졌다.
오랫동안 대형마트 장바구니 필수 품목으로 여겨졌던 우유의 매출 순위는 2019∼2022년까지 5위를 유지하다 2023년 7위, 올해는 9위까지 하락했다.
눈에 띄는 건 요구르트다. 요구르트는 올해 처음으로 매출 순위 10위에 진입하며 유제품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이마트가 품목별 매출 순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두 품목의 매출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매출 구성비 차이는 2022년 우유 55.7%, 요구르트 44.3%로 11.4%포인트(p)에서 올해 1.8%포인트(우유 50.9%·요구르트 49.1%)로 줄어들어 3년 만에 두 품목이 사실상 대등한 수준에 근접했다.
일부 기간에는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올해 3월, 4월, 6월에는 요구르트 매출이 우유를 앞질렀다. 특정 달 기준으로는 요구르트가 '우유 대체재'로 소비되는 흐름이 확인된 셈이다.
우유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학령기 인구 감소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0대 인구는 2015년 전체 인구의 11.2%인 약 570만명에서 2025년 8.8% 수준인 약 450만명으로 줄었다. 우유의 핵심 소비층인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자연스럽게 수요가 위축된 것이다.
반면 요구르트는 20∼30대를 중심으로 건강식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 단순한 간식이었던 요구르트는 이제 한 끼 대용식이나 단백질 보충용, 장 건강 관리용 식품으로 인식되며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제품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품목별 매출 구조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상품 구성과 진열 전략을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마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