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韓 '1위'…"갈수록 더 어렵다"

입력 2025-12-26 12:35
수정 2025-12-26 13:11


한국 사회에서 노인 빈곤과 청년 주거 불안이 동시에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층은 소득과 건강 측면에서 취약성이 두드러졌고, 20∼30대 청년층은 집값 상승과 소득 정체로 주거 사다리에 오르기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연구원은 이런 내용 등 11개 연구 보고서를 담은 '한국의 사회동향 2025'를 발간했다.

'노인의 소득과 자산 빈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전체 계층의 소득 빈곤율은 1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1.1%)보다 높았다.

자산을 기준으로 한 자산 빈곤율은 다소 사정이 나았다. 유동 금융자산으로 본 한국의 자산 빈곤율은 17.0%로 OECD 평균(39.3%)의 절반 이하였다.

빈곤율은 특히 노인층에서 높았다. 66세 이상 노인의 소득 빈곤율은 3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고, OECD 평균(14.8%)의 두 배 이상이었다.

36시간 미만 초단시간근로자의 연령별 비중을 보면 60세 이상 고령자가 69%로 가장 컸다. 초단시간근로자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비율도 높아 소득 개선 효과가 미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65세 이상 노인 처분가능소득 기준 빈곤율은 2023년 36.1%로 2016년(42.4%)에 비해 개선되기는 했다. 빈곤완화효과도 2016년 26.4%에서 2023년 32.5% 수준으로 강화됐다.

문제는 이렇게 개선됐다고 하더라도 75세 이상 노인에서는 빈곤완화효과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연금 제도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고령층을 위한 재정 지원의 중요성이 여전히 크다고 짚었다

75세 이상 노인들은 급격한 건강 악화를 경험하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후기 노인의 건강과 돌봄' 보고서에 따르면 75세 이상 노인 중 3개 이상 질환을 갖고 있는 비율은 46.2%에 달했는데, 연령이 낮은 노인(28.5%)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았다.

75세 이상 노인이 앓고 있는 만성질환은 고혈압(69.0%)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당뇨병·고지혈증·관절염·골다공증 순으로 많았다. 치매 유병율은 15.7%로, 74세 이하 노인(4.6%)에 비하면 3.4배 수준이었다.

청년 세대의 주거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임차가구 주거상황과 지원정책의 변화' 보고서를 보면 39세 이하 청년층의 무주택가구 비율은 2023년 73.2%로 2015년(65.9%)에 비해 상승했다. 주택 가격 상승과 소득 정체, 1인 가구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임차가구 비중을 보면 수도권 임차가구 비중이 타지역보다 높아 지난해 기준으로 수도권 44.4%였고, 도지역은 28.3%였다.

특히 서울의 임차가구 비율은 53.4%로 전국 최고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월세 비중은 1995년(32.8%) 이후 지속해서 증가해 2020년 60.1% 수준으로 늘었다.

전세사기 범죄, 1∼2인 가구 급증 등 복합 요인에 따른 것으로, 사회적 주거 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최근 청년·고령층 및 저소득층 임차가구의 증가와 월세화 현상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며 "임차가구는 구조적 취약성이 있으며, 특히 수도권·대도시 청년 세대에서 취약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