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환율 잡을까…'신중모드'로 전환

입력 2025-12-25 12:46
수정 2025-12-25 13:26


한국은행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물가와 성장 흐름뿐 아니라 수도권 주택가격, 환율 변동성까지 폭넓게 고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은은 25일 공개한 '202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를 통해 내년 정책 기조의 큰 틀을 제시했다.

보고서에서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2%) 수준 근방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높은 환율과 내수 회복세 등으로 상방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성장세와 관련해서는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글로벌 통상환경, 반도체 경기, 내수 회복 속도 등 관련 상·하방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안정 역시 내년 통화정책 판단의 핵심 요소로 제시됐다. 한은은 "금융 안정 측면에서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위험 전개 상황, 환율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 대응 방향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자산시장과 금융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하고, 비(非)은행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 체계를 사전에 점검할 계획이다.

외환 부문에 대해서도 경계 수위를 높였다. 한은은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외환 부문의 경계 수준이 높아진 만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과도한 쏠림 현상에는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구조적 외환 수급 불균형 개선에 노력하고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비거주자 간 역외 원화 사용 관련 규제 정비 등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은은 내년 디지털화폐 시스템과 예금 토큰 상용화 기반을 갖추기 위해 '프로젝트 한강' 2차 실거래 실험, 국고금 집행 시범사업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서는 "거시경제 안정 등이 고려된 스테이블코인 거버넌스(지배구조) 체계 구축에 노력하고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국회·정부 등의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시에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 능력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