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을 "반드시 대응해야 할 위협"으로 규정하며, 자신들이 건조 중인 핵잠수함을 공개했다. 북한이 밝힌 배수량은 8천700t 수준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할 수 있는 전략 핵잠수함 형태로 추정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이 공개한 핵수함의 외형이 상당 부분 완성된 점을 고려하면 전력화 시점이 한국보다 빠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잠수함에는 핵연료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소형 원자로가 이미 탑재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 안팎에서는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기술 또는 장비 지원이 있었을 수 있다는 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이 자체적으로 기술을 이전받아 제작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러시아의 퇴역 핵잠수함에서 원자로를 분리해 제공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국방력 발전의 핵심 5대 과업을 제시하며 그중 하나로 '핵잠수함과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 보유'를 꼽은 바 있다.
핵잠수함 건조를 위해선 ▲ 대형 잠수함 설계 및 건조 능력 ▲ 동력기관인 소형 원자로 개발 능력 ▲ 연료인 농축 우라늄 확보 능력 등이 필수적인데, 북한은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췄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핵잠 건조에 있어 최대 난제로 여겨지는 소형 원자로 확보에 성공했다면 수년 내에 진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배수량 5천t급 이상 핵잠을 2030년대 중반 이후 4척 이상 건조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핵잠수함을 전력화하면 적의 핵 공격에 대해 핵무기로 반격할 수 있는 '2차 타격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김 위원장이 핵잠 건조를 시찰하면서 "적들이 우리의 전략적 주권 안전을 건드릴 때에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되며 군사적 선택을 기도한다면 가차없는 보복 공격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심할 여지없이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것도 '2차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북한의 핵잠 공개는 미국의 핵잠수함 '그린빌함'이 지난 23일 부산에 입항한 점도 의식했을 수 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의 핵잠 부산 입항에 대해 "우리 국가와의 핵 대 핵 격돌구도를 굳히려는 미국의 대결적 본심이 다시금 확인됐다"고 반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