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고환율은 폐해뿐…시장 개입은 조심해야" [긴급인터뷰]

입력 2025-12-24 17:31
<앵커> 서학개미의 국내증시 U턴을 유도하는 세제안 발표와 함께 오늘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총력전을 선포한 구두개입에 나서자 원달러 환율이 30원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연말 환율 관리에 그야말로 모든 걸 건 상황인데, 한국경제TV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김중수 전 총재와 환율 대책 실효성과 정책의 주안점에 대한 긴급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유주안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의 고환율 현상에 대해 한국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화하고 성장잠재력이 훼손된 결과라고 진단했습니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를 나타내는 명목환율이 1500원에 육박한 가운데, 주요 교역 상대국 사이 물가 변동까지 고려한 실질 실효환율은 최근 수년간 수직 낙하하며 지난 11월 기준, 64개국 중 63위까지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

“(고환율이 지속되면) 수출업체가 많이 이득을 봐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 수출업체는 예전에 비해서 가격보다는 굉장히 품질이 좋은 걸 팔기 때문에, 그 받는 이득보다는 오히려 온 국민이 수입 물가가 올라서 받는 폐해가 훨씬 큰 것이죠. 두 번째로는 말할 것도 없이 한 나라의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데, 어느 면에서 이득이 있겠습니까?”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 적자로 촉발된 유로존 재정위기 당시인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은행 총재로 재임한 김중수 전 총재는 외환 당국의 시장 안정화 노력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책의 목표가 특정 수치에 맞춰지면 안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당국의 역할은 균형점을 지정하는 것이 아닌, 균형점에 가도록 유도하는 데 그쳐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

"기본적으로 (한국 경제의) 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모든 게 약화된 것을 단기적인 대응을 통해서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첫째로 말씀드리고 싶고, 두 번째로는 단기적으로 잘못하다 보면 내생 변수에 대해서, 그야말로 시장에서 결정될 변수에 대해서 개입을 하면 오히려 부작용을 더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올해 우리 경제는 1% 성장에 머무른 것으로 추정되나 내년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1.8%로 회복이 기대됩니다. 하지만 최근 5~6년간 잠재성장률을 밑돈 경우가 많고, 잠재성장률 수준도 낮아지고 있어 이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최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

“이만큼을 우리가 더 생산했어야 했는데 못 했던 거기 때문에 사실은 그 할 능력이 있는 것이죠.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은 그만큼 업무 강도가 높아져야 하는 것이고, 말로만 AI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반 노동자들이 노동하는 데 있어서 기술 등을 많이 활용해서 생산성이 높아지도록 해야죠.”

김중수 전 총재는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자본과 노동 등 요소들의 효율성을 높이고, 단위 노동비용을 줄이는 개혁을 방법으로 제시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