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차의 자회인 보스톤다이내믹스가 4년간 1조원이 넘는 누적적자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20배 이상 증산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에 짓는 3만대 규모의 로봇 전용 공장을 통해 로보틱스 사업을 미래 핵심축으로 키운다는 전략입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고 기자, 내년 미국 로봇산업 육성 행정명령이 예고되면서 보스톤다이내믹스 기업가치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자>
보스톤다이내믹스는 현대차 미래사업과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축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 실적의 20%가 로봇에서 나올 것이라고 비전 제시한 게 2019년, 보스톤다이내믹스를 1조원에 인수한 게 2021년인데요.
정 회장 개인지분도 21.9%나 돼 보스톤다이내믹스 몸값을 올려 상장할 경우 그룹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하나증권은 순환출자 해소에 필요한 돈은 5조5천억원 수준이라며, 보스톤다이내믹스 몸값이 30조원일 경우 정 회장 지분가치가 6조5천억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문제는 인수 후 지금까지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누적 당기순손실이 1조2천억 원입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미국에 3만대 로봇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는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지금까지 적자를 봐가며 시험한 결과 양산에 따른 시장성을 확신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보스톤다이내믹스 몸값 올리기에 돌입했다는 의미로 분석됩니다.
대표적인 제품인 로봇 개 스팟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공식적으로 판매량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2024년 상반기까지 약 2000대 판매된 것으로 한국경제TV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2022년 말 100대에서 1년 반 만에 1900대 증가한 건데요. 연간 1300대 정도 생산 판매했다는 계산이 됩니다.
현대차가 짓겠다는 3만대 규모의 로봇공장은 이 물량의 최소 20배 이상입니다.
지금까지 보스톤다이내믹스 본사 외 채용공고가 없다는 점을 보면, 이 공장이 사실상 첫 대량 생산 공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팟 시판 가격이 우리 돈 8,300만원 가량인데, 양산이 시작되면 가격 접근성이 높아지고 매출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앵커>
미국 공장 청사진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현대차가 지난 8월 발표한 우리 돈 38조 원(260억달러)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보면 8조5천억원이 제철소이고, 나머지가 로봇, 자율주행, AI, SDV에 배정될 예정입니다.
로봇 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 내부에선 로봇 공장은 자동차 공장처럼 짓는데 큰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실제로 연간 2200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공장은 빌려쓰고 있고, 구매한 기계장치 등 생산설비 장부가치가 192억원이라는 점은 참고할 수 있겠습니다.
부지는 현재 메사추세츠주 월섬에 있는 보스톤다이내믹스 본사 인근이나, 조지아주 현대차 메타플랜트아메리카 공장이 인근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미국 로봇 공장 오는 2028년에 완공돼 2029년부터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3만대면 충분한 양산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나요?
<기자>
사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적은 수준입니다.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만드는 테슬라의 경우 오는 2028년까지 1백만 대 양산 공장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아직 시장이 초기단계인 만큼 현대차는 소비자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점차 생산량을 늘려나가는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양산 경쟁력은 국내에서 갖출 전망입니다. 국내투자 125조원 가운데 50조원을 로봇, AI 등에 투자할 계획인데요.
특히 자체 로봇 제작은 물론 중소기업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입니다.
여기에 로봇 원가의 44%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현대모비스가 생산하기로 하면서 현대차 로봇의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