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에 HBM4 공급이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를 둘러싼 반도체 공급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늘 (16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새 판 짜기에 들어갑니다.
산업부 장슬기 기자 나와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엔비디아에 HBM4를 공급 하는 건가요?
<기자>
어제 (15일) 저녁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4 12단 제품에 대한 양산 절차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엔비디아와 HBM4 공급 물량 협의를 완료했는데요,
공급 물량은 2만~3만장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현재 HBM4 최종 샘플을 엔비디아에 유상으로 넘기는 동일한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HBM4는 내년 엔비디아가 출시할 차세대 AI가속기인 '루빈'에 탑재될 예정입니다.
정식 판매까지 최종 퀄테스트가 남아있긴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사실상 9부 능선을 넘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전 세대인 HBM3E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소 뒤처진 게 사실입니다.
특히 HBM3E 12단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를 사실상 선점했고, 삼성도 내부적으로 "부진했다"는 평가를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HBM4에 대해서는 삼성 내부에서도 "이번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요.
삼성이 엔비디아에 전달한 HBM4 샘플이 11Gbps(초당 11Gb) 이상의 속도를 구현하면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때문에 SK하이닉스 다음으로 많은 HBM4 물량을 삼성이 엔비디아에 공급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HBM4가 내년 삼성의 반도체 사업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 같은데요. 오늘부터 삼성의 새 판 짜기가 시작된다구요?
<기자>
오늘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이재용 2기 체제'의 첫 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HBM을 필두로 반도체 판을 다시 짜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구글이나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자체 칩을 개발하며 다양화하는 것도 삼성에겐 기회요인입니다.
그간 HBM 수요의 약 80%가 엔비디아의 GPU 기반이었는데요.
빅테크들이 비싼 GPU 가격과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주문형 반도체(ASIC)를 개발하고 나선겁니다.
최근 브로드컴과 구글이 공동 설계한 TPU가 대표적입니다.
바로 어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통부 장관의 간담회가 있었는데요.
배 부총리도 "과거 TPU를 사용하다 성능 문제로 GPU로 돌아왔었다"며 "하지만 최근엔 TPU 성능을 많이 끌어올린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자체 칩의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삼성 입장에서는 큰 손인 엔비디아 외에 신규 고객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인 겁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단일 벤더 의존도를 낮추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만큼, 삼성이 HBM4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경우 빠르게 계약을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이재용 삼성 회장도 어제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네요. 특별한 메시지가 있었나요?
<기자>
이재용 회장은 미국에서 빅테크들을 잇따라 만난 뒤 어제 밤 귀국했습니다.
이 회장은 약 일주일간 테슬라와 AMD를 비롯해 메타, 인텔, 퀄컴 등 주요 빅테크 고객사 CEO들과 회동했습니다.
이번 출장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 회장은 "열심히 일하고 왔다"고 짧게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회장의 이번 행보도 AI 반도체 시대 '주도권 회복'을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이번 출장지 중 한 곳이었던 오스틴에는 테슬라 본사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팹이 있는데요.
삼성이 지난 7월 테슬라로부터 수주한 23조원 규모의 차세대 AI칩을 이 곳에서 생산합니다.
또 AMD와는 HBM 공급과 2나노 공정을 적용한 파운드리 수주 논의까지 이어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AMD가 내년 출시할 차세대 AI 가속기에 HBM4 12단이 탑재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요.
삼성이 HBM4 계약과 더불어 파운드리 수주까지 성공할 경우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것은 물론, 반도체 경쟁력 회복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앵커>
산업부 장슬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