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FTA 개선협상 타결…자동차 무관세 혜택 확대된다

입력 2025-12-16 16:59
영국 고속철 시장 개방...전기차·K푸드 수출 문턱 낮아져


한국과 영국이 2년여 간의 협상 끝에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영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 무관세 혜택 범위가 넓어지고, 영국의 고속철도 시장이 추가로 개방된다.

또한 전기차와 K-푸드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 적용되던 원산지 기준도 대폭 완화된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크리스 브라이언트 영국 산업통상부 통상담당 장관이 '한·영 FTA 개선 협상'을 타결짓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한영 양국은 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 선언 이후 교역·투자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1년 발효된 한·EU FTA와 동일한 내용으로 한영 FTA를 체결했으며 협정은 2021년 발표됐다.

양국은 FTA 발효 후 2년 내 후속 협상을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해 초부터 여섯 차례 개선 협상과 다섯 차례 통상장관 회담을 통해 이견을 좁히는 과정을 거쳐 이날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산업부는 "한영 FTA 원 협정에서 상품 시장을 대부분 개방해 이번에 추가 개방은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우리 주력 수출품에 적용되던 엄격한 원산지 기준을 완화하고, 정부조달, 서비스 등 분야에서 성과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영 수출의 36%를 차지하는 자동차(관세 10%)의 경우 기존에는 당사국에서 55% 이상의 '부가가치'(부품 등 재료 비중)가 발생했음을 증명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 개선 협상에서 이 기준이 25%로 낮아졌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제조 과정에 투입되는 리튬, 흑연 등 수입 원료의 가격에 따라 산출되는 부가가치가 크게 달라지는데, 이번 기준 완화로 한국 기업의 FTA 관세 혜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뷰티, K-푸드 등 수출 유망 품목의 원산지 기준도 완화돼 국내 상품의 영국 진출이 확대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앞으로 최대 8%의 관세가 매겨지는 화장품 등 화학제품은 화학반응, 정제, 혼합과 배합 등 공정이 당사국에서 수행되는 경우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또한 최대 관세 30%의 만두, 떡볶이, 김밥, 김치 등 가공식품도 지금은 밀가루, 채소 등 원재료가 역내산이어야 무관세가 적용되지만, 이 요건이 삭제되면서 주요 재료를 제3국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경우도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조달 시장에서는 영국이 고속철도 시장을 추가로 개방한다.

기존에는 한국만 일방적으로 이 시장을 개방했지만 이번에 균형을 맞추게 됐다.

서비스 시장의 경우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있는 온라인 게임 분야를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산 게임의 유럽 진출 확대 발판을 마련될 전망이다.

신서비스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서비스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영국 진출 기반도 구축했다.

비자 제도도 정비했다. 영국 내 제조 공장 설립 초기 한국 엔지니어, 기계·설비의 유지·보수 전문인력 등의 수월한 영국 입국을 가능케 하도록 해 미국 '조지아주 사태'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했다.

바이오·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전문 인력의 영국 입국과 체류에 필요한 요건과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투자자 보호 부문에도 새로운 규범을 도입해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ISDS) 남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디지털 규범 도입과 AI 협력 분야에서는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자유화, 컴퓨팅 설비 등의 현지화 요구 금지, 소스 코드 제출 요구 금지, 온라인 소비자 보호 규범 등 신규 규범을 대폭 반영했다.

공급망 협력도 체계화한다. 희토류, 요소수, 배터리 등 주요 원자재 공급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협력 챕터를 신설하고, 연구개발과 국제표준화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공급망 교란이 발생한 경우에는 양국이 지정한 핫라인을 통해 10일 내 긴급회의를 열어 교란 품목 신속 수출, 대체 공급처에 관한 정보 공유 등에 나서기로 했다.

여한구 본부장은 "이번 협상 타결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통상 환경에서 자유시장 질서를 공고히 하고 유럽 내 핵심 파트너인 영국과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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