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려아연이 11조원 규모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를 위해 2조8천억원을 유상증자합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주주로 올라서게 되면서 경영권 분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고 기자, 이번 유상증자와 관련된 구조가 복잡한데, 정리해주시죠.
<기자>
고려아연의 10.9조원 규모 미 제련소 프로젝트가 본격화합니다. 이를 위해 관련 회사 3개를 만듭니다.
지주사인 크루셔블 홀딩스, 사업회사인 크루셔블 메탈스, 미국 정부와의 합작사인 크루셔블 JV입니다.
먼저 고려아연은 1300억 원 가량을 출자해 합작사를 만듭니다. 지분 9.99%를 확보하고요.
이 합작사가 고려아연이 진행하는 2조8천억 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물량을 받습니다.
합작사의 최대주주는 미국의 국방부인 전쟁부(40.1%)입니다. 여기까지 진행되면 미국 정부가 제3자 배정으로 고려아연 경영에 참가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앵커>
고려아연이 유상증자로 조달한 돈은 어떻게 쓰입니까?
<기자>
합작사로부터 고려아연이 받은 돈을 포함해 총 3조7천억 원을 고려아연 100% 자회사로 설립하는 크루셔블 홀딩스에 출자합니다.
홀딩스는 다시 일정 기간에 거쳐 이 자금을 실질적으로 제련소를 짓고 운영하는 사업회사 크루셔블 메탈스에 보냅니다.
큰 틀에서 사업에 필요한 돈은 운영비용과 금융비용을 합쳐 총 10조 9천억원 규모입니다.
부족한 금액은 빌려서 조달하는데요. 미국 정부와 JP모건으로부터 차입하고 고려아연이 연대보증을 서는 구조입니다.
<앵커>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사업회사 크루셔블 메탈스는 13종의 금속과 반도체용 황산을 생산하는 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슨빌에 있는 20만평 규모 니어스타 제련소 부지를 인수한 뒤, 울산 온산제련소 모델을 기반으로 한 첨단 공정기술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내년 사전 작업을 끝내고 2027년 착공해 2029년부터 단계적 가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연간 목표 생산량은 아연 30만톤, 구리 3만5천톤, 희소금속 5,100톤 등입니다.
특히 반도체에 들어가는 소재도 생산하는 만큼 미국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도 받게 됩니다. 2억1천만 달러, 우리 돈 3100억원 규모입니다.
<앵커>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기자>
미국은 첨단산업의 성장으로 전략광물 수요가 늘고 있지만 미국 제련소들은 낡거나 경제성 문제로 폐쇄된 사례가 많아 일부 핵심광물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아연은 미국 주도의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 정책에 선제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정학적 갈등과 수출규제 등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고 북미 핵심광물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목표라는 겁니다.
스티브 파인버그 미 전쟁부 부장관은 “항공우주, 국방, 첨단 제조 전반에서 병목 현상 없는 전략광물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전력 증폭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멘트를 전했습니다.
<앵커>
미 정부의 고려아연 지분 인수가 경영권 분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됩니까?
<기자>
이번 유상증자에서 미국 합작회사가 확보하는 고려아연 지분율은 10% 가량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됩니다.
단순계산해서 영풍과 MBK연합이 39.7%에서 35.7%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19.1%에서 17.2%로 줄어듭니다.
고려아연은 MBK 측 펀드자금이 중국계 자본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는데요. 미국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고려아연 편에 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지분율은 여전히 MBK연합이 앞서지만, 상대하기 껄끄럽게 되겠군요. MBK연합은 가만히 있습니까?
<기자>
MBK연합은 오늘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려아연 유상증자와 관련해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미국 제련소 건설 반대가 아니라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최윤범 회장의 지배력 유지를 목적으로 설계된 신주배정이 상법과 대법원 판례에서 금지하는 행위라는 주장입니다.
관건은 이번 유상증자가 회사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경우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이 점을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전망입니다.
고려아연 측은 결국 미국 제련소 사업을 핸들링하는 것은 고려아연이고, 그 고려아연의 의사결정에 미국 정부가 종합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